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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홍수 피해 돕겠다는데…정작 北은 "자력 복구" 왜

중앙일보 2020.08.12 11:38
집중호우에 북한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홍수 피해가 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며 유엔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지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북한은 '자력 복구'를 강조할 뿐 우리 정부나 국제사회의 지원 의사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유엔 "수해 지원 위해 북한 당국과 접촉중"
안보리는 온실 자재 지원에 제재 면제 승인
북은 중앙당 차원 수해 지원 노력만 선전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수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협동농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박봉주 북한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수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협동농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북한의 대응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엔 팀은(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필요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북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는 언급을 고려하면 북한이 대표부를 운영하고 있는 뉴욕 채널을 통해 대북 지원 문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지역에는 지난 1∼6일 북한 강원도 평강군에 854㎜의 폭우가 내리는 등 곳곳에 수해가 발생했다. 일각에선 북한 지역에 역대 최대 규모의 수재가 발생했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북한의 집중적인 호우로 인해서 여러 곳에 호우피해 상황은 보도가 되고 있고, 특히 농작물에 대한 피해보도가 많다”며 “(북한이) 아직 종합적으로 피해 상황을 밝히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공식 통계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서들과 본부 가족세대들이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의 주민들을 성심성의로 지원하였다"면서 관련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서들과 본부 가족세대들이 큰물(홍수) 피해를 입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의 주민들을 성심성의로 지원하였다"면서 관련 사진을 1면에 게재했다. [뉴스1]

 
수해 지원과 별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4일 대북 온실 건설용 자재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도 승인했다. 경기도가 요청한 36만8000달러(약 4억3000만원) 규모의 지원 사업이다. 여기엔 채소 온실재배에 사용되는 관개 장비와 순환 펌프, 온도조절 장치 등이 포함됐다. 
 
안보리는 지난달 한국의 남북경제협력연구소가 요청한 방호복 등 코로나 19 지원물품 지원도 승인했다. 북ㆍ미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캐나다와 스웨덴 등도 대북지원 의사를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은 12일 황북 은파군 대청리 등 수해 지역에 중앙당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하는 등 자체 복구 노력을 소개할 뿐 국제사회의 지원 의사에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7일 수해 현장을 찾아 국무위원장 명의의 예비식량 등을 지원하라고 지시했고, 이후 북한 매체들은 피해 지역에 대대적인 지원과 군병력 투입이 이뤄졌다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어 설령 물밑에서 (외국에) 피해 지원을 요청하더라도 외부에 손을 빌리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또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는 등 코로나 19의 유입을 극력 경계하고 있는 상태라 외부 지원품을 수용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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