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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왕’이 코로나 걸렸다 나으니···혈장도 11번 기부 신기록

중앙일보 2020.08.12 05:00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걸렸다가 완치된 남성이 11차례나 혈장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코로나 걸리기 전에도 115차례 헌혈
"선함은 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
세계 각국은 지금 혈장 기부 독려중

 
11일 중국 관찰자 망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 19에 걸렸다가 완치된 탕슈린은 10일 우한혈액센터를 찾아 혈장을 기증했다.
 
탕슈린은 올해 2월 29일 처음으로 400mL의 혈장을 기증한 뒤 지금까지 11차례에 걸쳐 혈장 4400mL를 기부했다. 창장일보는 "우한에서 혈장 기증 횟수와 총량이 가장 많은 사람이다"라고 보도했다.


몸 상태가 괜찮고 혈장 기부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의 경우, 헌혈 간격인 14일을 유지하면 원칙적으로는 계속해서 혈장을 기증할 수 있다.
 
과거에도 그는 '헌혈왕'이었다. 창장일보에 따르면 코로나 19에 걸리기 전까지는 2012년부터 무려 115차례나 헌혈했다. 그는 "헌혈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고 자기 몸에도 좋다는 것을 알고 습관이 됐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유상으로 '매혈'을 할 수도 있으나 그는 전부 무상으로 헌혈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탕슈린이 지난 10일 자신의 혈장을 기증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19에서 회복한 뒤 100여일 동안 11차례나 혈장을 기증했다. [웨이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19에 걸렸다가 회복한 탕슈린이 지난 10일 자신의 혈장을 기증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 19에서 회복한 뒤 100여일 동안 11차례나 혈장을 기증했다. [웨이보]

 
탕슈린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난을 겪었기에 남을 더 잘 위로할 수 있었다"라면서 "선함이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원래 주류 판매원으로 일했다. 올해 설날 전후로 코로나 19가 우한에서 번졌는데 당시 설을 앞두고 그가 팔던 백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정신없이 바빠졌다. 그때 판매 과정에서 접촉한 사람이 많았고 여러 사람과 접촉한 결과 코로나 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탕처럼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 우한 혈액센터에 따르면 우한시는 지난 2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코로나에서 완치된 사람 2186명의 혈장 73만mL(누적 기준)를 채취해 이 중 17만mL를 중국 전역에 지원했다.
  
분당제생병원 직원들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GC녹십자와 국립보건연구원이 공동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 개발에 사용할 혈장을 공여하고 있다. [뉴스1]

분당제생병원 직원들이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GC녹십자와 국립보건연구원이 공동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 개발에 사용할 혈장을 공여하고 있다. [뉴스1]



혈장 기증이 중요한 이유는 완치자의 피에서 뽑아낸 혈장으로 만든 '혈장 치료제'가 현재로서는 가장 유망한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치료제 개발 및 연구를 위해 필수적이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부족한 완치자의 혈장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가 들어 있다.
 
지속 효과가 몇 달이라는 점은 단점이지만 완치자들에게 혈장을 기증받아 투여하면 되기에 다른 백신보다 개발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혈장치료 개념도. [중앙DB]

혈장치료 개념도. [중앙DB]

 
세계 각국서 혈장 기부를 장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적십자본부를 방문해 완치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혈장을 기증하는 자원봉사를 해달라"면서 혈장 기부 장려에 나섰다.
 
한국의 경우 4일 기준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공여에 1136명의 완치자가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혈장 치료제 임상시험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0일 혈장 치료제 임상시험용 제조 공정을 완료했으며 임상시험이 승인되면 환자를 대상으로 곧바로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혈장 치료제는 연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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