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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與 "집 팔 계획 올려라" 한달…SNS고백, 39명중 4명뿐

중앙일보 2020.08.12 05:00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회원들이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주택처분 서약 불이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당 지도부는 의원들에게 다주택 해소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를 요청했고 대상 의원들도 요청을 수용했다. 이행 시기와 관련해서는 개별 의원들이 SNS나 홈페이지에 스스로 계획을 밝힐 것이다.”
 
지난달 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직후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전한 말이다. 이날 의원총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여당 내 다주택자 의원 명단을 공개한 지 이틀 뒤에 열렸다. 7·10 부동산 대책 발표를 하루 앞둔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에게 ‘다주택 해소’를 요구하면서 SNS를 통해 각자 계획을 밝히라고 권고했다. 즉 "팔았다"라는 완료에 앞서 "이렇게 팔겠다"라는 의사라도 공개하라는 취지였는데, 의원들도 이에 동의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집권여당의 의지로 해석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자체 권고 이후 한달 가량 지난 11일 현재, 민주당 소속 다주택 의원 39명(경실련 발표 기준)의 SNS와 홈페이지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이를 이행한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SNS 공지’ 4명도 1명만 다주택 해소

김회재, 주철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회재, 주철현 의원 페이스북 캡처

 
경실련에서 다주택자로 지목한 민주당 의원 39명 가운데 다주택 해소 관련 글을 SNS에 올린 의원은 김한정·김회재·주철현·홍성국 의원 등 4명이었다. 가장 먼저 글을 올린 김한정(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이미 1주택자였다. 그는 경실련이 명단을 발표한 직후 “총선 공약인 ‘주택 처분 서약’에 따라 서울 종로구 단독 주택을 6월 15일 매각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세 의원은 다주택 매각 의사를 나타내는 내용이었다. 김회재(전남 여수을) 의원은 지난달 10일 “세입자 이사 문제로 고민하다 매물로 내놓았다”고 밝혔고, 홍성국(세종갑) 의원은 지난달 9일 “광화문 오피스텔 사무실을 주택으로 인지 못 하는 오류를 범했다”며 “언론보도 후 즉시 매각을 의뢰한 상태”라고 썼다.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은 지난달 13일 “서울 집이 아들 사업자금 담보로 잡혀 있어 여수 집을 팔 수밖에 없다”며 지역 유권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이들 세 의원도 11일 현재 주택 처분을 완료하진 않았다. 김 의원은 “아직 매각은 안 됐다”고 했고, 홍 의원은 “매물로 내놓은 지 한 달이 됐지만 보러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부동산에 내놨지만, 매각은 아직 안 됐다”면서도 “원내 의원으로 정당 결정사항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국, 김한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홍성국, 김한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성호·이개호는 팔았지만 비공개

 
나머지 35명은 SNS에 다주택 처분 의사를 표현하는 글을 올리지 않았다. 속사정은 제각각이었다. 윤준병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경실련에서는 저를 2주택이라고 지목했지만, 1채는 사무실로 쓰려는 오피스텔이었다”며 “투기 목적의 2주택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2주택을 보유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실제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는 오래전 매물로 내놓았으나 아예 거래가 중단돼 팔리지 않는다”며 “투기 목적으로 다주택자가 된 게 아니고 가격 상승도 없었는데, 몇천만원씩 낮춰서 내놓으란 건 부당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실제 처분했지만, 공개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경실련에서 3주택자로 지목했던 정성호(경기 양주) 의원은 실거주 1채만 남기고 다른 2주택은 처분했다. 정 의원은 “한 채는 10년 전 매물 내놨는데 팔리지 않았는데 이번에 시세보다 낮춰 처분했다. 다른 한 채는 10분의 1 지분(250만원 상당)만 있던 것으로 지분을 포기했다”며 “악의적으로 ‘3채 보유’라고 지목한 조사에 대해 굳이 해명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5주택자로 지목된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상속받아 공동지분을 갖고 있던 3채는 지분을 포기했다. 남은 두 채 중 빨리 팔 수 있는 것을 7월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며 “(SNS에는) 창피해서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권고 사항일 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발언하는 동안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발언하는 동안 천정을 바라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민주당은 지난달 의원총회 이후 아직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의원총회에서 나온 말은 각자 판단해 해명할 게 있으면 SNS에 올리라는 권고 사항이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강제성은 없다는 의미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8월 20일에 공직자 재산공개가 있을 것이다. 열흘밖에 안 남았으니 이 목록을 기다려보고 그 이후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유야무야 넘어가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4·15 총선 직전 주택 한 채를 처분했다는 한 초선 의원은 “청와대 참모를 향해서도 ‘집 지키려 사표 냈다’는 조롱이 넘쳐나는 마당에, 당도 기왕 칼을 뺐으면 '권고'라고 회피하지 말고 확실히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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