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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노리는건 대만 홍콩화"…美 만난 대만 외교수장 작심발언

중앙일보 2020.08.11 16:22

중국은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려고 한다." 

홍콩 민주파 인사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대적인 체포 작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 외교 수장이 중국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1979년 미국-대만 단교 이래 대만을 찾은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홍콩 민주파 인사 줄줄이 검거 소식에
"대만이 이겨야 민주주의 영원히 존재"
美 '민주 대 중국 공산당' 프레임 지지

11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오른쪽)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1979년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이래 대만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AFP=연합뉴스]

11일 대만 타이베이의 한 호텔에서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오른쪽)과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장관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1979년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이래 대만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AFP=연합뉴스]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11일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우 부장은 "(중국의 압박으로) 대만의 처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국은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적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미국과 에이자 장관 같은 따뜻한 친구가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싸움을 굳건히 지지해주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대만의 지위와 관련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을 치켜세웠다. 이어 "대만이 (중국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이겨야 민주주의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민주진영 대 중국 공산당' 프레임에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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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언은 홍콩국가안전유지법(홍콩 보안법) 실시 이후 홍콩 당국이 민주파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홍콩 문제를 두고 중국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미국을 앞세워 대만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고 입지를 넓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10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국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체포되자 "중국 공산당이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고 시민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추가 증거"라고 트윗을 날렸다. 
 
10일 홍콩 경찰이 반중국 성향의 매체인 빈과일보 홍콩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0일 홍콩 경찰이 반중국 성향의 매체인 빈과일보 홍콩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출입을 차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이자 장관은 표면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을 위해 대만을 찾았다. 이와 관련, 우 부장은 "(중국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의 관료들은 사실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한다"며 "대만과 같은 투명한 정치체제에선 정부가 거짓말하거나 은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우 부장은 중국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것을 겨냥해선 "미국과 대만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지역의 긴밀한 파트너이며, 많은 일을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자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코로나19 방역의 세계적 모범 국가"라면서 "미국은 대만이 보건 등 중요 의제와 관련해 지속해서 세계에 공헌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CNN은 이날 에이자 장관이 대만 측에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가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에이자 장관과 만나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WHO의 정치적 고려가 아니었다면 대만은 코로나19 등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중국을 비판한 바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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