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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강조한 신임 고·지검장들…"조서 버려라" 파격 발언도

중앙일보 2020.08.11 15:37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1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제52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11일 서울고검에서 열린 제52대 검사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신임 고등·지방검찰청 검사장들이 취임식에서 내건 키워드로 ‘변화’과 ‘국민’이 주로 언급됐다. 취임사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형사사법 시스템이 변화되는 국면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신임 고·지검장들, ‘변화’ 강조

 
11일 검찰에 따르면 새 근무지로 부임한 고·지검장들은 이날 첫 출근했다. 지난 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두 번째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따라 대검 검사급(검사장) 검사 26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전보가 이날 자로 이뤄졌다. 이날 취임한 고·지검장들은 ‘변화’와 ‘국민’을 취임사 등에서 주로 거론했다.
 
조상철 신임 서울고검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 개혁과 관련 “개혁은 단순한 변화를 뜻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원칙과 기본으로 돌아가고, 그 원칙과 기본이 흔들리지 않도록 견지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개혁”이라고 말했다. 법질서를 부정하는 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되 직무수행 과정에서 인권을 보장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는 등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취지다.
 
조재연 신임 대구지검장 또한 형사사법 시스템 변화에 능동적·적극적으로 대처해줄 것을 주문했다. 전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이었던 이주형 신임 의정부지검장은 “검찰 직원이면 누구나 업무와 관련해 변화되는 절차를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홍성 신임 수원지검장(당시 대검 인권부장)이 지난해 10월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홍성 신임 수원지검장(당시 대검 인권부장)이 지난해 10월17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이 당부한 ‘국민의 검찰’

 
앞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보직 변경 검찰 간부들에게 “검찰은 검사와 검찰 공무원의 것이 아니라 국민의 것임을 늘 명심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의 발언에 함의가 담겨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부 검찰 인사 대상자들이 앞서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점에 비춰보면 ‘정권의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이 될 것을 강조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취지다.
 
이날 문홍성 신임 수원지검장은 취임식에서 “인권 보호와 법질서 확립으로 국민을 위한 국민의 검찰이 되자”고 강조했다. 고흥 신임 인천지검장 또한 “검찰의 위기를 해결할 열쇠는 국민적 신뢰”라며 검찰의 권위적·독선적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고 짚었다. 이수권 신임 울산지검장은 국민의 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하는 게 검찰의 기본적 사명임을 지적했다.
11일 오전 광주지검찰 청사에서 여환섭 신임 검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광주지검찰 청사에서 여환섭 신임 검사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서 버려라” 파격 발언도

 
이날 취임식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발언도 나왔다. 여환섭 신임 광주지검장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제 검찰은 조서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물증 확보 위주의 수사 시스템을 확립하고, 진술 증거는 법정에서 신문을 통해 현출하는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는 취지다.
 
조상철 고검장의 발언이 주목된다는 법조계 일각의 시선도 있다. 조 고검장은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과 수사팀인 정진웅 부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 감찰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고검의 수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기본 ▶바른 자세 ▶존중과 소통 세 가지를 강조했다. 
 
조 고검장은 “무성의하거나 사(私)가 끼어 일을 처리한다면 사건 당사자에게는 한으로 남고, 그 일을 수행한 자신은 악업을 쌓는 셈”이라고 전했다. 또 “타인에게 무례하고,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며, 자기 책임에는 눈 감은 채 다른 사람만 마구 힐책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동체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는 자격 미달”이라고 강조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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