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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낙상 사망사고... 재판부 "떨어뜨린 것보다 은폐가 더 큰 잘못"

중앙일보 2020.08.11 12:07
신생사 낙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분당차병원. [뉴스1]

신생사 낙상 사망사고가 발생한 분당차병원. [뉴스1]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려 죽음에 이르게 한 사고를 낸 분당 차병원 의사들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아이를 떨어뜨린 의사에게는 집행유예를 내렸지만, 이를 은폐하려 한 의사에게는 징역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최한돈 부장판사)는 11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분당 차병원 의사 문모씨와이모씨에게 나란히 징역 2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다른 의사 장모씨에게는 징역 2년을, 분당차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성광의료재단에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6년 8월 11일 오전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를 옮기다가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은폐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다. 아기는 6시간 만에 사망했다.
 
문 씨는 산부인과 의사로 분만 과정의 책임자였고, 이 씨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로 떨어진 아기의 치료를 맡았다.
 
이들은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수술기록부에서 뺐다. 사고와 관련해 진행한 뇌 초음파 검사 결과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았다. 장 씨 역시 초음파 검사 결과를 없애는 데 공모했다.
 
아기는 '병사(病死)'한 것으로 처리돼 화장됐다.
 
이들은 신생아가 1.13kg의 극소 체중으로 출생했다는 점을 앞세워 1·2심 내내 당시 낙상사고와 아기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며, 이를 은폐하기로 공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의사 가운데 실제로 아기를 떨어뜨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 대해서만 실형 대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죄책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 후에 보인 증거인멸의 행위가 훨씬 무겁다"고 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이 의술을 베푸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불행한 결과는 안타깝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편중된 정보를 이용해 사실관계를 은폐·왜곡한 의료인에게 온정을 베풀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편중된 정보를 이용해 사고 원인을 숨겼고, 오랜 시간이 흘러 비로소 개시된 수사에서도 사실관계를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대신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아기의 보호자와 합의했다고 해도 엄한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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