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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웹툰 업고 글로벌 플랫폼” 카카오·네이버 큰그림 통하나

중앙일보 2020.08.11 06:00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위)와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아래).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위)와 카카오재팬의 픽코마(아래).

 
카카오재팬의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지난달 일본 내 비게임 부문 월간 앱 매출 1위를 기록(앱애니 분석)했다. 2위는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라인 만화'. 만화 종주국인 일본에서 카카오·네이버 플랫폼의 매출 점유율은 66%(6월 기준)를 넘어섰다. 네이버 웹툰은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구글 플레이 만화 카테고리 수익 1위를 기록 중.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카카오의 꿈은 유튜브 같은 글로벌 콘텐트 플랫폼을 갖는 것. 웹툰이 그 첫 번째 단추가 될 전망이다. 아마추어 창작자의 작가 데뷔, 기다리면 무료(일정 시간마다 무료 공개)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은 한국 플랫폼이 만들어 낸 독창적 시스템. 여기에 이용자 데이터 분석과 추천 알고리즘 기술이 결합함에 따라 한국산 글로벌 플랫폼 등장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2015년 네이버 웹툰을 첫 번째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전환한 후 2017년 분사했다. 최근 미국 법인(웹툰 엔터테인먼트)을 중심으로 일본·중국의 글로벌 웹툰 사업을 재편하며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권으로 웹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8월 초엔 하루 거래액 30억원을 달성. 올해 유료 콘텐트 거래액 8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알려진 해외 성공 사례가 많지 않아 '내수용 기업'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하지만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급성장하며 아시아 웹툰 플랫폼 구축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픽코마의 7월 추정거래액은 500억원 수준. 올해 매출 예상치는 3400억원이다. 
 
7월 일본 앱 매출 순위(비게임 분야). 카카오픽코마가 1위, 라인 만화가 2위다. 앱애니

7월 일본 앱 매출 순위(비게임 분야). 카카오픽코마가 1위, 라인 만화가 2위다. 앱애니

카카오·네이버의 큰 그림

넷플릭스·디즈니 등 콘텐트 시장의 강자들은 영상 플랫폼 경쟁 중. 웹툰은 아직 시장을 제패한 플랫폼이 없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노리는 건 '이야기 원천 창고'로서 웹툰 플랫폼이다.
 
·웹툰은 영상보다 저렴하게 오리지널 콘텐트 생산이 가능하다. 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 등으로 제작될 수 있어 지식재산권(IP)으로도 가치가 높다. 온라인동영상(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웹툰 등 인기가 검증된 IP가치는 갈수록 높아지는 중.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는 "10년간 IP 투자에 1조원을 쏟았다. IP를 확보 제작하는 것이 회사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 김준구 대표도 "웹툰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원천 콘텐트로 잠재력이 높다"고 언급했다.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텍 교수는 "카카오는 일본을 중심으로 아시아 제패를 우선하고, 네이버는 미국을 글로벌 웹툰 플랫폼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며 "카카오가 핵심 IP 확보에 초점을 두고 콘텐트에 집중하는 반면, 네이버는 캔버스(canvas) 같은 아마추어 발굴 플랫폼으로서 가치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는 왜 일본에 주력하나?

카카오는 중국기업 텐센트와 제휴관계(카카오 3대 주주이자 카카오페이지 지분 12% 보유)를 기반으로 한·중·일 동북아시장에서 안정적 웹툰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동남아에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은 전 세계 1위 만화시장(5조 7000억원 규모)으로 디지털(웹·앱) 만화 시장만 2조 9500억원으로 추산. 아직 종이 만화시장이 48%(2조 7500억원)로 디지털 전환 시 성장 잠재력이 크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일본 만화시장 전체를 고려하면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성장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픽코마 상위 10개 작품은 한국:일본:중국 작품 비중이 5:4:1. 
·텐센트는 2017년 자사 만화사이트 '텐센트 동만'에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면 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경란 텐센트코리아 이사가 올 3월 카카오페이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며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 전략에 힘을 싣는 중. 카카오는 일본을 거점으로 연내 태국·대만 등 동남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왜 미국을 노크하나?

네이버는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인을 기반으로 지난해까지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 매출액 1위를 기록해왔다. 픽코마는 지난해 5위. 네이버 입장에선 일본 시장을 두고 싸우기보다 더 큰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
 
·미국 만화시장은 11억 400만 달러(1조 3435억원)로 일본보다 작지만, 같은 영어권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스페인어, 프랑스어 버전을 선보이며 북미·유럽·남미 시장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스페인어 사용자는 4억명으로 전 세계 2위 언어고, 프랑스어권 사용자도 3억명이나 된다.
·네이버웹툰의 2분기 글로벌 거래액은 1년 전보다 57% 성장했다. 하루 거래액은 30억원을 넘어섰다. 미국에선 월간 결제자 수가 1년 전의 2배, 결제 금액도 50% 이상 증가했다.
·한창완 교수는 "저작권을 만화가가 갖는 한국·일본과 달리 미국은 저작권을 제작사가 가질 수 있어 IP 확보 차원에서 미국을 거점으로 삼았을 것"이라며 "OTT와 할리우드 영화에 IP를 제공해 마블 같은 형태로 가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큰 그림"이라고 분석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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