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北 매체 연이틀 '김정은 식량' 전달 보도…'삼중고' 주민 달래기

중앙일보 2020.08.10 12:03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10일 홍수 피해를 겪은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몫의 예비양곡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피해지역을 방문해 자신의 예비양곡과 전략물자를 나눠주라고 지시한 뒤 나온 보도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오전 황해북도 은파군 수해지역에 '국무위원장 예비양곡' 수송차가 도착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전달사를 했으며, 현지 일군(간부)과 주민들이 전달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오전 황해북도 은파군 수해지역에 '국무위원장 예비양곡' 수송차가 도착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이일환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임을 받아 전달사를 했으며, 현지 일군(간부)과 주민들이 전달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전달식은 현지에서 9일 진행됐는데, 김 위원장의 지시 뒤 이틀 만에 식량지원이 이뤄진 셈이다. 북한 매체들은 관련 보도에서 식량을 실은 트럭들이 줄지어 비가 내리는 평양의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지나는 사진도 실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과 ‘중앙’이 고통을 겪는 주민들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지원 중이라는 사실을 선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일부러 지방 창고가 아닌 평양에서 출발토록 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최고위 인사들 전달식 챙겨…이례적"
"제재·코로나·수재…민심 흔들릴까 우려한 듯"

 
 
 
정부 당국자는 “평양에 보관하던 예비양곡을 수해지역에 제공했을 수도 있지만 평양에 김 위원장의 먹거리를 그렇게 많이 보관하겠느냐”며 “실제 김 위원장의 식량이라기보다는 ‘통치용’ 양곡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은 전날(9일)엔 개성 지역에 식량과 생필품이 지원됐다는 소식도 전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일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의심환자 발생했다며 개성을 완전 봉쇄했다. 김 위원장의 정무국 회의 주관(개성 지원 결정)→개성에 식량 전달(7일)→김 위원장 수해지역 현장 방문 및 예비식량 지원 지시(7일)→수해 지역 식량 전달(9일) 등이 이뤄진 걸 이틀 연속으로 주민들에게 알린 것이다. 대북제재에다 코로나19 봉쇄, 여기에 수재라는 '삼중고'가 겹치면서 북한 당국으로서도 민심 달래기가 급해졌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일환(왼쪽) 당 선전선동부장이 7일 개성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식량 전달식을 챙기고 있다. [뉴스1]

이일환(왼쪽) 당 선전선동부장이 7일 개성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식량 전달식을 챙기고 있다. [뉴스1]

이를 반영한 듯 전달식에도 북한 노동당의 최고 인사들이 동원됐다.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7일 개성에서 열린 식량 전달식은 이만건 전 조직지도부장(현 제1부부장)이, 대청리 전달식은 이일환 선전선동부장(이상 정치국 위원)이 주관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에선 최고지도자가 현장에 선물이나 지원품을 전달하는 경우 해당 조직이나 단체 구성원이 모여 감사를 표하는 행사(전달식)를 한다”며 “중앙당에서 간부들이 참석하기는 하지만 당의 양대 축인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 최고위급 인사가 연이어 나타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