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60세 이상부터 "농지 임대 가능"…개정 농지법 12일 시행

중앙일보 2020.08.10 11:36
앞으로는 은퇴하지 않은 농업인도 60세 이상이면 농지를 빌려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임신하거나 출산한 지 6개월 미만이면 역시 농지 임대가 가능하다.

 

농촌 고령화에…60세 이상 농지 임대 허용

정부는 60세 이상 농업인에게 농지 임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정부는 60세 이상 농업인에게 농지 임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지 임대를 확대하는 개정 농지법을 12일부터 시행한다고 10일 밝혔다. 60세 이상 농업인은 5년 이상 경작한 땅에 한해 임대를 줄 수 있다. 고령 농업인이 농지를 빌려주면 땅이 없는 청년들이 이를 활용해 보다 수월하게 귀농할 수도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다만 빌려줄 땅은 소유한 사람의 거주지 시·군 혹은 거주지와 인접한 시·군에 있어야 한다.
 
그동안은 농업인이 은퇴하지 않으면 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 대신 경작하게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해 왔다. 하지만 농촌 고령화에 이런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60세 이상 농가 비율은 78%에 달한다. 나이가 들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데 임대까지 할 수 없어 사실상 땅을 놀려야 했다. 
 

임신·출산해도 농지 빌려줄 수 있어

농업인이 임신하거나 출산한 지 6개월 미만인 경우도 땅을 빌려줄 수 있다. 그동안은 징집·질병·취학의 이유일 때만 예외적으로 임대를 허용했다. 땅을 빌려줄 수 있는 사유에 임신·출산이 없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임신을 질병으로 확대 해석해 적용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아이를 가지고 출산하는 동안 농지를 빌려주거나 농업경영을 아예 위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에 쓰는 농지 역시 임대를 허용한다. 예를 들어 농식품부는 일정 규모 이상 친환경 농업을 하면 시설·장비·교육비 등을 지원한다. 문제는 친환경 농업을 하려면 주변 다른 농지 모두 농약을 쓰지 않아야 가능한데 이 때문에 많은 땅이 필요하다. 이런 경우 임대를 허용해 땅을 모으기 쉽게 지원하는 것이다. 임대가 가능한 구체적 지원 사업은 고시로 제정한다.
 

농지 임차인 권리도 강화 

농지를 빌려 쓰는 임차인의 권리도 강화한다. 생육 기간이 긴 다년생 작물을 재배하거나, 비닐하우스나 온실 등 시설에 투자했으면 최소 계약 기간을 3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그동안 지자체에서 임의로 보관했던 농지취득신청서류의 보존 기간을 10년으로 명확히 했다. 김동현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개정 농지법 시행으로 농지 임대차 시장이 보다 합리적으로 운영되길 기대한다”며 “농업계 내·외부를 의견을 반영한 농지임대차 제도개선을 계속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