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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률상담 이어 강의도 한다…'네이버 지식인'의 진화

중앙일보 2020.08.10 06:00
 
어제 중고 거래한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가 정품인지 의심스럽다면? 우리집 어항 속 관상어가 갑자기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2002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지식인은 이처럼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는, 사소하지만 내겐 중요한 질문이 생겼을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창구였다. 전국 각지의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지식인에 모여 무료로 자신의 지식을 공유한 덕분이다. 2002년 서비스 시작 이후 지금까지 나온 질문만 총 2억 6136만여 개(8월 4일 기준). 답변은 4억 869만여 개가 달렸다.

지식인 서비스 담당 강춘식 리더 인터뷰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전문가 유료 상담 플랫폼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 광고 영상. 네이버웹툰 유명작가인 기안84가 모델로 등장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선보인 전문가 유료 상담 플랫폼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 광고 영상. 네이버웹툰 유명작가인 기안84가 모델로 등장했다. [사진 네이버]

 
지난 18년간 ‘만물박사’ 역할을 해왔던 네이버 지식인(지식iN)이 1대1 전문가 ‘실시간 강의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전문가의 유료 상담 서비스로 '지식인 엑스퍼트 상담하기'를 선보인 데 이어 ‘배우기’ 항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서비스명은 ‘엑스퍼트 클래스’. 오는 19일 출시가 목표다.  
 
지난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중앙일보와 만난 강춘식 리더(43·지식인·엑스퍼트·법률판 담당)는 “현재 엑스퍼트에서 상담 서비스 중인 59개 분야 가운데 피트니스, 골프, 요리, 코딩, 반려동물 관리 등 5개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강의계획서를 받고 있다”며 “일회성 상담으로 아쉬운 내용을 4주 완성, 5단계 완성 등의 코스 형태로 만들어 배우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강 리더는 2016년부터 지식인 서비스를 담당해왔다. 다음은 일문 일답.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 담당하는 강춘식 리더가 지난 5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 담당하는 강춘식 리더가 지난 5일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검색·쇼핑처럼 네이버는 사람과 세상을 연결해주는 데 집중한다. 지식인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이 가진 지식·정보를 필요한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런데 지식인은 누구에게나 공개되다 보니 세밀한 내용은 (전문가에게)전화하거나 사무실을 방문하라는 답변이 많았다. 세금·법률문제 등은 특히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는 정확한 상담이 어려운 서비스다. 그래서 유료로 상담하는 지식인 엑스퍼트 서비스를 만들었다. 출시 8개월 만에 59개 분야에서 27만 1031건의 유료 상담이 진행됐다.  
 
강의까지 생각하게 된 이유는.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단발성 상담이 아니라 전문가의 지식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예컨대 집들이 요리 4주간 완성 코스, 뱃살 빼기 5단계 완성 코스 등을 만든다면 전문가와 이용자가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처럼 교감하고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초기에는 5개 분야 전문가 100여 명으로 시작하고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그룹 강의도 가능할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네이버 지식인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엑스퍼트 상담 서비스에 참여하는 전문가는 누군가.  
분야마다 다른데 법률, 세무, 노무 등 전문 자격증이 있는 분야는 자격증 보유자다. 통번역은 관련 대학원 석사 수료증 등의 자격이 필요하다. 일부 분야는 지식인에서 ‘신’ 등급(채택 답변 1000개 이상 ) 이상 자격을 갖추면 심사해서 허가한다.
 
자격증 없는 전문가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정말 세분화된 영역별로 전문가가 많다. 해충 퇴치, 반려식물, 신발 정품 감별, 회사 창업, 앵무새 키우기 전문가 등 다양하다. 그간 지식인에서 활동해온 ‘생활의 달인’급 전문가가 많이 참여했다. 현재 3300명의 전문가가 엑스퍼트에서 활동 중이다. 매주 100~200명씩 늘고 있다. 상담 건수는 지난달에 3만4000여건이었다.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시기 별로 다르다. 요즘엔 부동산과 세무 상담이 인기다. 예컨대 임대사업자 등록하는 방법에 대한 상담, 종합부동산세 상담 등이 그렇다. 싸게는 1000원에서 비싸게는 수십만 원까지 상담비도 전문가가 알아서 정한다. 수요와 공급에 맞춰 적당한 선이 결정된다. 상담으로 월 매출 1000만원 이상 버는 전문가도 있다.
네이버 엑스퍼트는 신발감정에서부터 세무상담까지 59개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이 유료로 상담을하는 플랫폼이다. [사진 네이버]

네이버 엑스퍼트는 신발감정에서부터 세무상담까지 59개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이 유료로 상담을하는 플랫폼이다. [사진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는 지난 3월 변호사 분야를 오픈하면서 변호사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이용자가 상담비를 결제하면 네이버가 그중 5.5%를 결제수수료로 제외하고 잔액을 변호사들에게 정산해줬다. 그런데 이런 서비스 방식이 변호사 소개·알선 대가 수수를 금지한 변호사법 34조 위반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변호사는 검찰에 네이버를 고발했다. 결국 네이버는 지난달 결제 수수료율을 신용카드·네이버페이는 3.74%로, 계좌이체는 1.65%로 낮췄다.
 
변호사법 위반 논란이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급하기 적절치 않다. 다만 해당 금액은 모두 결제수수료 명목으로 결제대행(PG)사인 네이버 파이낸셜에 지급되므로 소개·알선 대가가 아니라는 점은 말할 수 있다.  
 
상당수 변호사는 결국 플랫폼에 종속되는 거 아니냐고 우려한다.
우리는 판을 깔아 줄 뿐이다. 변호사를 만나기 전 단계에서 상담하고 신뢰관계 쌓고 실제 찾아가도록 하는 데까지가 네이버의 역할이다. 오프라인에 갇혀 있던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장하도록 도구를 제공할 뿐이다. 새로운 시장을 열고 (변호사들과) 같이 성장했으면 한다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받을 계획은.
실비인 결제수수료는 받지만, 플랫폼 이용 수수료 자체를 고민하지는 않는다.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네이버를 통해 그 지식을 필요로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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