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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더위 먹은 심장이 탈수 불러 뇌졸중·심근경색 발생 위험 커져

중앙일보 2020.08.10 00:03 건강한 당신 3면 지면보기

여름에 더 무서운 질환 4

폭염의 계절이 돌아왔다. 덥고 습한 여름은 당뇨병·관절염·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고난의 시기다. 무더위로 체력을 소모해 질병 관리에 취약해진다. 종일 쨍쨍 내리쬐는 햇볕에 혈압·혈당이 오르내리고, 습기가 높아 통증이 심해지면서 건강 상태가 급격하게 악화하기 쉽다.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여름에 더 조심해서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과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기 위해 살펴야 할 점을 소개한다. 
 

당뇨발 

발 상처 없는지 매일 확인 
당뇨병 환자의 급소는 발이다. 날이 더워지면서 맨발로 생활하다 크고 작은 상처가 생기기 쉽다.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으면 감각이 무뎌져 발에 난 상처를 알아채기 힘들다. 휴가 때 모래사장을 거닐다 상처가 생겨도 통증·온도 변화에 둔감해 방치하다 뒤늦게 발견한다. 대개 집에서 상처를 소독만 하다가 병을 키운다. 당뇨발 상처는 일반적인 상처 치료보다 복잡하다. 치료가 늦으면 작은 상처가 낫지 않고 번져 궤양으로 발을 절단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발에 궤양이 생기면 5년 생존율이 50% 이하라는 보고도 있다.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김현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단순한 발의 상처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굳은살·티눈·무좀·습진 같은 변화가 없는지 매일 살펴본다. 발은 항상 깨끗이 씻고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크림을 발라준다. 맨발로 다니기보다는 양말을 신어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늘 보호한다.
 
 

관절염 통증   

찬 바람 직접 쐬지 말아야 
뼈와 뼈를 연결하는 관절은 기압·습도·온도 등 기상학적 변화에 민감하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이든, 류머티즘 관절염이든 관절에 염증이 있는 관절염 환자는 여름 장마철을 잘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여름 장마철은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관절 내 압력이 높아져 관절이 팽창하고 높은 습도로 염증 부위가 늘면서 관절이 붓고 쑤시는 관절염 통증이 심해진다. 몸으로 날씨를 느끼는 셈이다. 관절염 통증을 줄이려면 무릎관절을 따뜻하게 보호해야 한다. 날씨는 바꿀 수 없지만 실내 온·습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한다. 에어컨·선풍기의 차가운 바람도 주의한다. 무릎에 찬 바람이 직접 닿으면 관절 주변 근육·인대가 수축해 통증에 예민해진다. 무릎 담요를 덮거나 긴바지를 입는다. 관절이 뻣뻣할 때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관절염 통증이 완화된다. 가벼운 스트레칭은 관절 유연성 유지에 긍정적이다.
  
 

심뇌혈관 질환   

폭염 속 장시간 외출 자제  
고혈압 환자는 열 탈진에 주의해야 한다. 찌는 듯한 무더위는 그 자체로 심장·뇌·혈관에 부담이다. 폭염에 오래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려고 피부 아래에 위치한 말초 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박동 수가 빨라진다. 결국 심장이 무리해 탈진한다. 땀까지 많이 흘리면 탈수로 혈액 응고를 촉진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져 혈액이 점차 끈적끈적해진다. 결국 여름철 폭염으로 심근경색·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 미국심장학회의 연구에서도 기온이 32도 이상일 때 뇌졸중은 평소보다 66%,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관련 질환은 20%가량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더위를 빠르게 식힌다고 에어컨 온도를 최저로 낮추거나 찬물로 샤워하는 행동은 위험하다. 폭염에 확장됐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심장에 충격을 준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사민 교수는 “폭염이 심할 때는 장시간 외출을 자제하고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마시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   

하체 강화 운동 매일 30분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사람도 여름을 잘 나야 한다. 다리 정맥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진 상태인데 더위로 혈관이 더 늘어진다. 결국 정맥 혈관에 고이는 혈액의 양이나 시간이 증가하면서 다리가 무겁고 저리면서 붓는 하지정맥류 증상이 심해진다. 정맥 혈액순환 장애로 정맥 혈관이 부풀어 올라 마치 지렁이처럼 피부 바깥쪽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오기도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덥더라도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 다리를 움직여 하체를 강화하는 운동을 하루 30분씩 꾸준히 하면 하지정맥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한번 늘어난 정맥 혈관은 계절이 바뀐다고 다시 예전처럼 회복하지는 않는다. 방치하면 피부 색소 침착, 중증 습진, 다리 궤양으로 악화한다. 만일 하지정맥류 증상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 혈관 초음파로 상태를 살펴보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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