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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 100조 임박…5대 은행서 올해만 14조 늘었다

중앙일보 2020.08.09 13:01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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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임대 시장 비수기인 7월에도 월간 증가 폭이 2조원을 넘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5대 은행 전세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의 7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94조5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2조201억원(2.2%) 증가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13조6024억원(16.9%) 늘었다.
 

전세 계약 줄었는데도 대출 늘었다 

7월 전세 대출 급증세는 보기 드문 일이다. 보통 7월은 장마와 휴가 등으로 이사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성사된 아파트 전세 계약은 6972건으로 올해 2월(1만3704건)의 절반에 불과했다. 결국 계약 건수가 늘어 전세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전셋값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갭투자 제한을 골자로 하는 6·17 부동산 대책이 지난달 10일부터 적용됐지만, 전세 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정부는 6·17 대책을 통해 규제 지역에서 시세가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면 기존 전세대출을 갚도록 하고, 시세 9억원이 넘는 주택 보유자에게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도록 했다. 갭투자가 사실상 막히고 전세대출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이뤄졌는데도 전세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전셋값 자체가 올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7월 전국 주택 전셋값은 전달보다 0.44% 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은 0.68%, 수도권은 0.63% 상승했다. 대전(0.65%), 대구(0.32%), 울산(0.17%), 부산(0.12%), 광주(0.06%) 등 광역시 전세가도 0.24% 올랐다.  
 
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은 "전셋값이 수도권에서 많이 올랐고 다른 지역도 상승하면서 전국의 상승 폭이 커졌다"며 "서울은 지역마다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의 동반 상승이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3법 시행 이전에 계약 갱신 ‘막차’를 타려는 집주인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 4년간 동결해야 할 전세금에 대한 보상심리로 4년 치 전세금을 한꺼번에 올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세대출 추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에 따라 당분간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져 전세대출 증가가 여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최대 인상 폭 5%) 전셋값 상승세가 꺾이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 절대적인 보증금액이 줄어 대출이 감소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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