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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치매 친화적 여행 서비스 개발 나선 영국 관광계

중앙일보 2020.08.09 13:00

[더,오래]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57) 

영국에서는 치매환자를 대응할 때 ‘friendly(친화적)’라는 말을 자주 쓴다. 모든 시설과 서비스에 그 말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면 관광업에서 치매환자를 배려한 여행 서비스 개발은 중요한 연구 테마로 주목받고 있다. 교통, 숙박, 식사, 금융 등 여행자가 이용하는 전체 서비스 흐름을 파악하고 치매환자의 떨어진 인지능력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영국왕실 건축물 관리 자선단체는 인지능력이 떨어진 관광객의 이동, 기억, 지각, 금전지급, 교류능력을 배려하는 지침을 갖고 운영하고 있다.

 
금융업계도 치매 고령고객에게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영업현장에서 정밀하고 엄격한 절차를 정하거나 경찰과 제휴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낀 것이다. 영국의 금융행위규제기구(FCA)는 2015년부터 취약한 고령 소비자를 위한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 2017년 9월에는 금융업계가 ‘고령화와 금융서비스’라는 보고서를 통해 장래 고령사회에서 금융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자료 이형종, 제작 김소연]

[자료 이형종, 제작 김소연]

 
고령자를 위한 행정대책에 금융회사는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HSBC그룹과 바클레이즈 그룹은 자선단체와 협력해 고령자와 정신적 장애인을 위한 예금관리 서비스를 강화했다. 가족·지인과의 은행거래 기록, 예금잔액표시 송금, 전화뱅킹과 음성인식 ID뱅킹 서비스를 개발했다. 고령자가 카드의 비밀번호를 분실할 경우에 대비해 전화뱅킹 한정 서비스로 음성인식 ID서비스를 개시했다.
 
이러한 영국 금융업계의 선구적 사례는 세계 여러 고령국가에 시사점을 주고 있다. 영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이탈리아 등 여러 고령 선진국은 기존의 금융서비스로는 대응할 수 없는 새로운 금융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은 고령자의 안정된 금융생활이라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다른 고령선진국과 국제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거나 정책적 이슈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본은 2019년 6월 G20으로 구성된 ‘금융포용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GPFI)’의 의장을 맡아 고령화 선진국으로서 고령화와 금융포용에 대한 논의를 주도했다. 여기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GPFI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으로 고령자가 금융서비스에서 배제되기 쉬운 10가지 요인과 8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자료 이형종, 제작 김소연]

[자료 이형종, 제작 김소연]

 
일본의 금융회사는 이러한 고령화 정책과제를 경영과제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스미토모신탁은행은 GPFI의 8가지 대책을 장수시대의 과제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선포했다. 8가지 대책을 중심으로 상속과 증여·자산관리·주거 등에 관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고령자의 생산적 노화를 위한 공동연구, 다양한 네트워크 활용 등 구체적인 경영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혁신 상품과 서비스 개발하고, 금융포용 실현과 관련한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고 있다.
 
현재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 고령자의 자산관리와 라이프 사이클에 적합한 금융서비스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일본 금융청은 2017년 행정지침과 고령사회 대책 대강에서 금융제론톨로지에 근거한 금융서비스의 중요성 언급했다. 2019년 5월에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습을 제시했다. 2020년 1월에는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금융서비스의 베리어 프리 지침을 제시했다. 금융청의 종합감독지침에 따르면 은행은 의사표시 능력이 있으나 신체기능 장애 때문에 은행거래 절차를 혼자서 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일본 금융청이 적극적인 대책을 거론한 이후 최근 몇 년간 금융회사에서 고령화에 대응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면, 기존의 톤틴연금과 치매보험 외에 종말기까지 안심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족신탁, 생활지원서비스, 건강증진형 보험이 개발되고 있다. 은행은 후견제도지원예금 도입, 치매서포터 양성, 만일에 대비한 예금인출 등 고객의 사정을 배려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령자 상황과 니즈에 적합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고령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점포배치, 콘텐츠 개발에 추진하는 금융회사도 늘어나고 있다.
 
2005년부터 미즈호은행은 ‘하트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2016년부터는 장애인 차별 해소법에 따라 베리어 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트풀 프로젝트는 점포구조와 설비, 고객용 서류, 인터넷 콘텐츠, 고객응대 스킬 향상이라는 3가지 측면의 대책이다. 미즈호은행은 전화뱅킹과 음성낭독 소프트웨어, 인터넷 뱅킹 등 다양한 서비스 수단을 제공하고, 점포에서 시청각 장애를 가진 고객, 여러 국가의 외국인 고객과 원활한 소통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미쓰비스스미토모은행도 점포의 유니버설 디자인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영업현장에서 고객을 안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유니버설 매너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서비스 지원인력 약 500명, 치매서포터 약 4000명을 전국의 점포에 배치하고 있다.
 
커리어넷 커리어 전직개발 연구소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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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종 이형종 커리어넷 커리어 전직개발 연구소장 필진

[이형종의 초고령사회 일본에서 배운다] 한국은 급속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초고령사회에서는 인생 80세 시대와 다른 삶의 방식이 전개된다. 기존의 국가 시스템과 사회 제도 등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인생100세 시대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초고령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과 대응책 등을 통해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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