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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카드 꺼낸 트럼프 "실업수당 연장·급여세 유예" 행정조치

중앙일보 2020.08.09 11:1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골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골프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경기 부양책으로 추가 실업 수당 연장, 급여세 유예 등을 골자로 한 행정조치에 서명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코로나19 추가 부양안에 대한 여야 협상이 결렬되자 의회의 승인이 필요 없는 행정조치로 독자행동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권한 범위 등을 놓고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리조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구제책을 담은 행정조치를 발표한 뒤 서명했다.

 
이날 서명된 행정조치는 모두 4건으로, ▶추가 실업 수당 연장 ▶급여세 유예 ▶학자금 융자 상환 유예 ▶세입자 강제퇴거 중단 등이다.

 
행정조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만료된 실업수당이 연장된다. 대신 액수는 주당 600달러에서 400달러로 하향조정되며 각 주(州)가 비용의 25%를 지불하게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수당이 하향조정된 데 대해 “이것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돈이다. 이 돈이 사람들에게 일터 복귀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 소득 약 10만 달러 미만의 미국인은 올해 연말까지 급여세 유예를 허용하도록 했다.

 
행정 명령상 유예기간은 9월 1일 시작하게 돼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는 8월1일까지 소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11월 3일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나는 이러한 세금을 탕감하고 급여세에 대한 영구적 감면을 시행할 계획”이라면서 재선 성공 시 영구적인 급여세 감면 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행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미국인 납세자들을 위한 추가적인 소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면서 소득세를 많이 내는 중산층의 경우 세금 불평등성이 발생한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최근 들어 지지율 하락세가 두드러지자 대선 국면에서 감세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내 든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머지 2개 행정조치는 연방 자금을 갖다 쓴 주택 세입자의 퇴거를 ‘동결’하고 학자금 융자 상환을 올 연말까지 유예해주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학자금 융자 구제와 관련, 연방 자금을 빌렸던 학생들의 융자에 대한 0% 이자를 연장해주는 조치로, 연장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4개의 조치를 통해 나의 행정부는 이 힘든 시기에 악전고투하는 미국인에 대한 필수적인 구제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민주당 일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이번 구제책 입법안을 인질로 삼았다고 비난하며 민주당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 모든 것을 방해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행정조치를 발동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일자리를 구하고 미국 노동자에게 구제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헌법상 연방 지출에 대한 권한은 기본적으로 의회에 부여돼 있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둘러싼 소송 제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무엇을 하든 그들은 소송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여야는 거의 2주 동안 추가 부양안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합의 도출에 실패했고, 전날로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당초 3조4000억 달러(약 403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요구했던 민주당은 1조 달러를 줄인 안을 내놓으며 중간 액수 협상을 제안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이 기간을 줄여 액수가 작아진 것처럼 보이는 ‘꼼수’를 쓴 것이라며 맞섰다.

 
특히 민주당이 주장해온 주 정부와 지역 당국을 위한 1조 달러 예산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지역들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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