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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LH 되면 싫다? 아파트 50층 재건축 반대하는 이유

중앙일보 2020.08.09 06:00
‘종상향’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국토계획법은 주거 지역을 세 개의 ‘종’으로 구분합니다. ‘종’이 높아질수록 아파트를 높게 지을 수 있는데요. 종상향과 용도 지역을 함께 고려하면, 제1종 일반주거지역→제2종→제3종→준주거지역 →상업지역으로 갈수록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재건축 연한(30년)이 임박한 아파트 소유주들은 종상향에 목숨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십 년 전 낮게 지은 아파트를 고층으로 재건축하게 되면 기존 소유주들에게 집을 한 채씩 주고도 물량이 남게 되고, 그만큼을 일반인에게 팔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질수록 아파트를 허물고 새로 지을 때 기존 아파트 소유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재건축 분담금)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왜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50층 재개발에 반대하고 나섰을까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압구정 현대가 압구정 LH로? 

=정부가 재건축을 50층으로 허용해주는 데는 일정한 조건이 따른다. 일단 재건축 과정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참여한다. 또 층수를 최대 50층까지 올려주는 대신 늘어난 물량을 회수해(기부채납) 공공임대와 신혼부부·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 계획에 ‘공공재건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는 게 없다

=강남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이미 공공재건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층고를 50층으로 해준다고 해도 늘어난 물량의 70%를 나라에 반강제로 기부하게 돼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압구정 현대 등 다른 강남권 노후 아파트 단지들도 비슷한 입장이다.
 
=임대 물량은 재건축 사업의 뜨거운 감자다. 가구 수는 한정돼 있는데 임대 물량이 늘어나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게 되고, 일반분양이 줄어들면 기존 조합원(재건축 이전 아파트 소유주)들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늘어난 가구 수가 고스란히 임대 물량으로 넘어가면 중대형 평수 위주의 ‘명품 단지’ 조성이 어려워진다는 것도 주민들에겐 부담이다.  
 

#강남 아파트 품귀 더 심해지나

=아이러니한 것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정부가 꺼낸 '공공재개발' 카드가 오히려 주택 품귀 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8·4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조합은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정부 방안대로 층수를 높여 소형·임대주택을 넣느니 차라리 가구 수를 한 채도 늘리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일대일 재건축은 기존 아파트와 똑같은 가구 수로 새 아파트를 짓는다. 일반분양 물량이 제로인 만큼 낡은 아파트를 허물고 새 아파트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을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부담하게 된다. 일대일 재건축이 시작된다는 것은 일반 분양이 줄어든다는 뜻이고 이는 곧 청약 제도를 이용해 강남에 입성하는 일이 더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서울에 13만2000호, 가능할까? 

=정부가 지난 4일 밝힌 공급 계획에 따르면 서울에 새로 생기는 아파트는 13만2000호다. 이 가운데, 정부가 부지를 가지고 있는 물량은 6만호 내외다. 나머지 7만호는 민간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정부의 목표치가 달성될지는 미지수다.  
 
홍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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