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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실력 핀잔 듣기 싫어" 조영남 5년만에 개인전 연다

중앙일보 2020.08.07 18:24
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 참석하는 조영남씨. [연합뉴스]

지난 5월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공개변론에 참석하는 조영남씨. [연합뉴스]

가수 조영남(76)이 본격적으로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활동을 재개했다. 
 

신작 40점 등 총 70점 공개
"화가 조영남의 자리 보여줄 것"
1년 동안 분기마다, 총 4회 열려

천안 아산갤러리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6년 미술작품 대작 사건으로 법정에 섰다가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수 조영남( 76) 씨가 8월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조씨의 개인전으로는 5년 만의 전시다. 아산갤러리 측은 "이번 전시는 1년간 분기별로 주제를 바꿔가며 총 4부에 걸쳐서 여는 형식으로, 국내 최장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손가락 말고 달 쳐다보기’라는 주제로 여는 첫 번째 전시는 8월 12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리며, 그의 작품 총 7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수열 아산갤러리 대표는 "기존의 대표작 30점에 더해 지난 5년여 동안 조씨가 새로 그린 약 40여 점을 최초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전시는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화투가 어떻게 그림의 소재로 쓰이게 됐는지, 또 그가 이 그림을 통해 무엇을 풍자하고 싶었는지, 그 개념을 드러낼 것"이라며 "그의 활동이 예술로서 어떤 의미인지도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가 45년간 지속해온 활동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가 한국 현대미술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조영남은 이번 전시를 열며 대중과의 소통에도 직접 나설 계획이다. 미술품 대작 사건이 남긴 의미가 무엇인지 자신의 전시회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오늘 8월부터 아산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공개할 조영남의 신작. 자신의 초상을 그린 그림 안에 '유죄'라고 써넣은 글자가 보인다. [아산갤러리]

오늘 8월부터 아산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공개할 조영남의 신작. 자신의 초상을 그린 그림 안에 '유죄'라고 써넣은 글자가 보인다. [아산갤러리]

오늘 8월 아산갤러리 전시에서 선보일 조영남의 그림. [사진 아산갤러리]

오늘 8월 아산갤러리 전시에서 선보일 조영남의 그림. [사진 아산갤러리]

조영남은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 1973년 인사동 한국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후 2016년까지 약 50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갤러리에 따르면 그가 약 45년에 걸쳐 만들어온 작품 수는 회화는 물론 설치, 조각, 행위예술 등을 망라해 약 2000여 점에 이른다. 

 
가수 조영남씨가 화투를 소재로 그린 작품. [연합뉴스]

가수 조영남씨가 화투를 소재로 그린 작품. [연합뉴스]

8월 아산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선보일 조영남의 그림. [사진 아산갤러리]

8월 아산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선보일 조영남의 그림. [사진 아산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화투'를 소재로 한 그림은 약 20여 점 정도 선보일 에정이다. [사진 아산갤러리]

이번 전시에서 '화투'를 소재로 한 그림은 약 20여 점 정도 선보일 에정이다. [사진 아산갤러리]

그러나 2016년 그가 조수 도움을 받아 완성한 그림을 자신의 작품인 것처럼 판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유죄,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고, 지난 6월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대법원은 화투를 소재로 한 작품이 작가 고유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이고 조수는 기술 보조에 불과하다는 취지에서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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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를 선고받은 후 조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통해 이 나라가 그림에 재주도 없는 대중가요 가수인 내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라는 사명감을 줬다"면서 "앞으로 나는 더 열심히, 본격적으로 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씨는 7일 전화 인터뷰에서도 "지난 5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내가 무엇을 했겠느냐"고 반문하며 "그동안 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림 대작 사건을 겪으며 사람들로부터 '겨우 이 정도의 허접한 실력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느냐'는 핀잔을 듣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런 각오로 그린 그림들을 직접 국민에게 보여주고 화가로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조씨는  "아산갤러리 전시뿐만 아니라 오는 10월 서울 인사동인사아트페어에서도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또 무죄 판결을 받고 바로 현대미술에 관한 자의 생각을 정리한 책 『이 망할 놈의 현대미술』(혜화1117 펴냄)을 출간했으며, 오는 12일 전시 오프닝 때 출간 기념회도 함께 열 계획이다. 한편 천안 아산갤러리는 2012년 ‘현대미술가 조영남과의 만남전’을 기획·전시한 바 있다. 전시는 내년 8월까지 2~4부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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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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