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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빅4’ 또다시 호남 출신 기용...“보은 인사인가” 비판도

중앙일보 2020.08.07 17:00
이성윤(왼쪽)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정현 1차장검사. [연합뉴스]

이성윤(왼쪽) 서울중앙지검장과 이정현 1차장검사. [연합뉴스]

검찰 내 ‘빅4’ 요직이 또다시 호남 출신 검사들로 채워졌다. 빅4란 서울중앙지검장·법무부 검찰국장·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및 공공수사부장 등 검찰 주요 핵심 요직을 말한다. 

 
법조계에서는 서울동부지검과 서울남부지검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력 겨냥 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어 보인다는 게 이유로 거론된다. 

빅4 또 호남…'윤석열 압박'은 강화

법무부는 7일 대검 검사급(검사장) 검찰 간부 26명에 대한 인사를 오는 11일 자로 단행했다. 지난 1월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검찰 내 핵심 요직 4곳은 모두 호남 출신들이 차지했다.
 
서울중앙지검장엔 전북 고창 출신의 이성윤 지검장이 유임됐다. 전북 완주 출신의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전보됐다. 전북 전주 출신의 조남관 검찰국장은 대검 차장검사직을 맡는다. 전남 나주와 순천 출신인 이정현·신성식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는 각각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들은 각각 대검의 핵심 보직인 공공수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맡는다.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전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인사에서도 핵심 요직이 호남 출신 검사들로 꾸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전보다 더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지검장 휘하에서 윤 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수사를 지휘·관여한 이정현·신성식 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간부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앞서 빅4였던 배용원 대검 공공수사부장의 경우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서 '기소' 찬성 의견을 낸 바 있고, 조남관 검찰국장은 서울동부지검장 근무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수사를 지휘했다. 
김관정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지난 4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신종 디지털 성범죄 엄벌을 위한 '성착취 영상물 사범 사건처리 기준' 시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정 대검찰청 형사부장이 지난 4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신종 디지털 성범죄 엄벌을 위한 '성착취 영상물 사범 사건처리 기준' 시행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동부·남부지검에 쏠리는 눈

검찰 안팎에서는 서울동부지검과 서울남부지검 또한 이번 인사의 핵심 관전 포인트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관정 대검 형사부장이 서울동부지검으로, 박순철 의정부지검장이 서울남부지검으로 각각 근무지를 옮겨 지검장이 됐다.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추 장관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이 전임 서울동부지검장이었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차관 발령과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 있나”라고 묻자, 추 장관이 “소설을 쓰신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라임·신라젠 사건 수사를 맡은 곳으로, 금융 범죄 중점 수사청이다. 전임 송삼현 지검장은 라임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냈지만, 지난달 사의를 표명해서 차질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이 KBS 보도 관계자 및 수사기관 관계자들을 고소한 사건도 서울남부지검이 맡고 있다.
 
박순철 의정부지검장이 지난 1월13일 의정부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철 의정부지검장이 지난 1월13일 의정부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력 수사가 되겠나” 지적도

김관정 부장은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서 대검 내 실무진과 대립한 인물이다. 대검 실무진들은 강요미수 혐의 성립이 어렵다고 의견을 냈지만, 김 부장은 “혐의가 있다”고 맞섰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단계에서는 독자적으로 대검 측 의견 제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박순철 지검장은 의정부지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의 사문서위조 등 혐의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최씨는 350억원대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연루된 윤 총장 아내 김건희씨도 당시 수사를 거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일각에서는 “정권 등 권력 겨냥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겠는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에선 “노골적인 보은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정권에 우호적인 입장인 검사들을 확실하게 밀어준 것”이라며 “이런 식의 보은 인사가 어디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 현직 검사는 “서울 동부·남부지검 모두 정권 관련 의혹 등 중요한 사건들을 맡은 곳”이라며 “향후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이런 식의 ‘충성도 테스트’식 인사는 본 적 없다”며 “제기됐던 의혹들이 모두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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