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울중앙지검 지휘부 변동…이성윤 지검장은 남았다

중앙일보 2020.08.07 11:53
지난 2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입장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지난 2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입장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두 번째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으로, 서울중앙지검의 두 고위 간부가 승진하는 등 지휘부에 변동이 생겼다. 다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자리에 남는다.

 
서울중앙지검은 전직 기자와 현직 검사장이 연루된 채널A 강요미수 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소 정황 인지 및 보고 여부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유임하게 된 이 지검장이 이같은 의혹들에 대한 책임을 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성윤 남고, 차장 두 명 가고

 
법무부는 7일 오전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중앙지검 네 명의 차장검사 중 두 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정현 1차장검사가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으로, 신성식 3차장검사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차장검사 산하에는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있다. 형사1부는 이동재 전 채널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서다.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인해 수사팀은 대검찰청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 차장검사 산하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을 수사하는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가 있다. 지난 6월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 등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한 이후 현재까지 처분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유임됐다.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 사건 처리 등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유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연합뉴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연합뉴스]

 

채널A·박원순 등 의혹 계속 중

 
채널A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를 지난 5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했지만, 한 검사장을 공범으로 적시하지는 못했다.

 
팀 내부에서도 수사 방향 등에 대한 이견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을 이끄는 정진웅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의 유심(USIM·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 카드 압수수색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해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의 감찰까지 받고 있다. 채널A 의혹을 다룬 KBS의 ‘오보’ 과정에 서울중앙지검 고위 간부가 연루됐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고소 사실을 유출한 주체가 서울중앙지검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측은 외부에 인지 사실을 알린 적이 일절 없다고 반박했지만, 내부에서 어느 선까지 사안이 보고됐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래통합당 등은 이 지검장 등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오른쪽)과 서울고등검찰청 건물이 보이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오른쪽)과 서울고등검찰청 건물이 보이고 있다. [뉴스1]

“이성윤이 책임져라” 분석

 
법조계 일각에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휘부에 다소 변동이 생겼지만, 이 지검장은 유임하게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검장으로 하여금 진상 규명과 최종 처분의 책임을 지게 했다는 분석에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채널A, 삼성, 박 전 시장 등 여러 핵심 현안들이 서울중앙지검에 있기 때문에 이 지검장이 남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지검장에게 ‘책임져라’고 하는 의미의 인사다. 자리를 옮기게 된다면 그 책임을 면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는 “이 지검장에게 현안 해결에 대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라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계속 견제하는 역할을 맡긴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추 장관은 윤 총장과 대립해 가며 지휘권까지 발동했다”며 “이 지검장에게 계속해서 윤 총장을 견제하라는 역할을 맡긴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