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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수해까지…'민심이반' 우려 전쟁물자까지 푼 김정은

중앙일보 2020.08.07 11:4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제7기 제4차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개성시를 특별 지원할 것을 지시했하고 있다. [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제7기 제4차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봉쇄된 개성시를 특별 지원할 것을 지시했하고 있다. [노동신문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 몫의 예비양곡과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폭우까지 겹치면서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선제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이 황해북도 대청리 수해현장을 직접 방문한 사실을 보도하며 “자신 몫의 예비 양곡과 물자를 풀어 수재민 지원에 쓰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위원장은 또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와 인민무력성의 간부들로 피해복구사업지휘부를 조직”하라며 군 병력을 이용해 신속한 피해복구를 지시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북한도 이번 폭우로 큰 수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며 “예비양곡을 해제하고 군대를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애민지도자상을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많은 폭우로 수로 제방이 터지면서 주택 730여동이 침수하고 179동이 무너지는 한편 논 600여정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정확한 수해지역 방문날짜가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5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당 정무국회의를 주최한 뒤 다음 날 대청리 수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평양에서 달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일 조선중앙TV에 보도된 북한 평양시 사동구역의 농경지 침수 피해 현장. [연합뉴스]

지난 6일 조선중앙TV에 보도된 북한 평양시 사동구역의 농경지 침수 피해 현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올해 특히 민생의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제로 인해 전례없는 경제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와 수해까지 겹치면서, 1990년대 중반 많은 아사자를 낳은 고난의 행군 시기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인민들을 위한 평양종합병원 건설 과정에서 주민들에 대한 수탈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은 뒤 대노하며 건설 지휘부를 전면 교체한 것은 김 위원장이 느끼는 이같은 위기 의식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또 지난 5일에는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로 봉쇄된 개성시를 특별 지원하기로 했다. 그만큼 봉쇄로 인한 개성 시민들의 생활고가 극심하다는 반증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평양 간부들조차 제대로 식량 및 물자 보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서 평양시민의 생활안정을 위한 대책을 세우면서 기득권층이 모여사는 평양도 어느 때보다 경제 사정이 피폐해졌음을 시사했다.  
 
이번에도 사실상 전쟁 대비용인 예비물자까지 쓰도록 결정한 것은 김 위원장이 최근 이같은 흐름에 큰 위기의식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회에서 홍수와 폭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휘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국가비상재해위원회에서 홍수와 폭우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휘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과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군남댐)을 방문해 접경지역 호우 피해 현장을 점검한다. 이 지역은 앞서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홍수 피해가 심해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지역이다. 
 
이 장관은 전날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최근 일방적인 방류 조치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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