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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혐의로 해산 위기 몰린 美총기협회…트럼프는 즉각 반발

중앙일보 2020.08.07 10:41
미국 뉴욕주가 최대 이익단체 중 하나인 미국 총기협회(NRA) 지도부의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협회 해산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기도 한 NRA가 해산 위기에 처하면서 오는 11월 미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뉴욕주, NRA 비리혐의 포착..해체 요구 소송 내
임직원들이 개인여행 등에 수천만달러 불법사용
총기협회는 트럼프 표밭..11월 대선 영향에 촉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전미총기협회의 웨인 라피에르(오른쪽)최고경영자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 NRA 회원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전미총기협회의 웨인 라피에르(오른쪽)최고경영자와 함께 촬영을 하고 있다. NRA 회원 상당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알려져 있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이날 뉴욕주 법원에 NRA 해체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전현직 임원들이 개인적으로 혹은 직원들의 입막음 용도로 수천만 달러를 불법 사용해온 것이 포착되면서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이는 주법과 연방법, NRA 내부 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NRA가 탐욕과 불법의 온상이 되어 왔다"고 밝혔다.  
 
뉴욕주 검찰총장인 러티샤 제임스가 NRA 해산 소송과 관련해 지난 6일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주 검찰총장인 러티샤 제임스가 NRA 해산 소송과 관련해 지난 6일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148년의 역사를 지닌 NRA의 전·현직 지도부가 협회 공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잘못된 문화를 만들어 자신과 가족, 친구, 가까운 업체들에 이익을 줬다"고 덧붙였다.  
 

3년간 지도부 비리로 747억원 손해 추정 

 
NRA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보니 최고 임원들은 자기 주머니를 채우거나 개인적 용도로 공금을 쓰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고도 오랜 기간 견제를 받지 않았다는 게 뉴욕 주의 주장이다.   
 
뉴욕 주는 웨인 라피에르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존 프레이저 법률고문, 윌슨 필립스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시 파월 전 전무이사 등 NRA 전현직 최고위 간부 4명의 이름을 소장에 명기했다.   
 
NYT에 따르면 NRA는 6년 반 동안 웨인 라피에르 CEO의 여행 컨설턴트 명목으로 1350만 달러(159억원)를 지급했다. 여기에 입찰 계약 같은 건 없었다. 그의 아내와 조카딸은 사적인 용도로 라피에르의 항공편을 이용했다. 조카딸은 포시즌스 호텔에서 8박을 했는데 이때 비용은 1만2000달러에 달했다. 라피에르는 바하마로 종종 여행을 떠났으며 '일루젼스'라고 불리는 요트에서 시간을 보냈다. 요트에는 셰프까지 딸려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주는 전·현직 지도부의 비리 행위로 지난 3년간 협회가 6300만 달러(약 747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고 추정했다.
 
뉴욕주는 간부 4명이 불법적으로 얻은 이득과 재임 시절 받은 급여의 전액 반환을 요청하는 내용을 소장에 담았다. 이 소송은 미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NRA의 해체를 요구한 것이라 주목된다. 
뉴욕주는 지난 6일 웨인 라피에르 전미총기협회 최고경영자 등 4명이 불법적으로 이득을 얻은 금액 전액을 반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웨인 라피에르 전미총기협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9년 NRA 행사에 참여해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욕주는 지난 6일 웨인 라피에르 전미총기협회 최고경영자 등 4명이 불법적으로 이득을 얻은 금액 전액을 반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웨인 라피에르 전미총기협회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19년 NRA 행사에 참여해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특히 총기 소유권을 옹호하는 NRA가 공화당 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 단체 500만 회원이 대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공화당으로서는 타격이 크다. 2016년 대선 당시 NRA는 트럼프 대통령 캠프에 3000만 달러(약 355억원)를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NRA가 뉴욕주 대신 총기 소유권에 우호적인 텍사스주 또는 다른 주에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라이벌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견제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당신의 위대한 수정헌법 2조는 가망이 없다"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이 되면) 당신은 즉각, 예고도 없이 총을 빼앗길 것이다"라고 적었다. 미 수정헌법 2조는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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