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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암댐의 기적’ 수문서 추락해 13㎞ 떠내려간 68세 생존

중앙일보 2020.08.07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오빠가 병원에 와서도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정신력으로 버틴 것 같다.”
 

수초섬 고정작업 중 경찰정 침몰
구조하러 나선 배 2척도 전복
구명조끼 입은 채 레저업체에 구조
동생 “오빠 정신줄 안 놓으려 노력”

강원도 춘천 의암댐 사고 생존자 A씨(68)의 동생 이야기다. 6일 오전 수초섬 고정작업 중 선박이 전복돼 실종된 A씨는 사고 지점으로부터 13㎞가량 떨어진 곳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A씨가 떠내려가는 것을 발견한 민간 레저업체 관계자가 보트를 이용해 A씨를 구조했다. 구조 당시 A씨는 탈진 상태였고, 구명조끼와 우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뒤집힌 선박이 급류를 타고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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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곧바로 춘천에 있는 강원대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가족은 “폐에 물이 들어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A씨가) ‘괜찮아 괜찮아’라고 했는데 지금은 잠을 못 잘 정도로 불안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전 11시30분쯤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고 현장엔 폭우로 떠내려가는 수초섬을 고정하기 위해 행정선(환경감시선)과 민간업체 선박이 출동했다. 하지만 1차 고박 작업에 실패하자 경찰정이 추가 투입됐고, 협력작업을 하던 중 세 대가 모두 전복됐다.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

사고 당시 경찰정 2명, 행정선 5명, 고무보트 1명 등 선박 3척에 모두 8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경찰정에 타고 있던 1명은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나머지 7명은 폭 13m의 의암댐 수문을 통해 하류로 휩쓸렸다. 이 중 A씨가 사고 지점으로부터 13㎞가량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B씨(68)는 사고 현장에서 20㎞가량 하류 지점인 남이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북 충주시 삼탄역 인근 충북선 철도 지반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내려 철로가 허공에 떠 있다. [사진 코레일]

충북 충주시 삼탄역 인근 충북선 철도 지반이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무너져내려 철로가 허공에 떠 있다. [사진 코레일]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주민은 “사람들이 먼저 수문 쪽으로 휩쓸리고 뒤이어 배들이 수문과 충돌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봤더니 사람들과 배가 떠내려가고 있었다”며 “손 쓸 방법이 없어 너무 안타까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를 당한 8명은 이날 오전 11시4분쯤 “춘천시 중도 인근에 있는 수초섬이 떠내려간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호수에 물풀을 놓아 키워서 인공적으로 만든 수초섬은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를 복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인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나머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춘천=박진호·박현주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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