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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검언유착 2편...조작의 실마리들?

중앙일보 2020.08.06 20:44
제보자X가 공유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사진.왼쪽이 최강욱 열린민주당대표, 오른쪽이 황희석 최고위원 [사진 페이스북]

제보자X가 공유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사진.왼쪽이 최강욱 열린민주당대표, 오른쪽이 황희석 최고위원 [사진 페이스북]

 

민변 출신 변호사의 내고발성 페북글 충격적
페북글 속 시나리오와 맞아떨어지는 정황들..

 
 
 
 
1.

어제(5일)에 이어 연이틀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쓰지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민변(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충격적이기 때문입니다. 민변은 현정부의 핵심권력을 장악한 진보성향 변호사들의 모임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민변 변호사의 내부고발 같아 더욱 주목됩니다.

 
2.

먼저, 권 변호사가 올린 글 3가지를 소개합니다.  
 
-4월6일자 페이스북

‘사모펀드 사기꾼과 범죄자들과 어울려 작전을 한다. 덜떨어진 기자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모든 혐의는 검사의 음모라고 떠벌이는 작전..작전을 한 자들은 MBC 방문진 이사였고, 공직기강비서관이었으며, 검찰 인권국장이었다. 이제 국회의원을 하시겠단다.’

*해설

작전의 주체로 지목된 MBC 방문진(방송문화진흥재단.MBC 소유재단)이사 출신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검찰 인권국장 출신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입니다.

 
-8월4일자

‘(검언유착을 최초 보도한 3월 31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 몇 시간 전 (선배가 전화를 걸어와)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고 했다..(그 선배는)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높은 분..몇시간 후 한동훈 보도가 떴다.’

*해설

방송을 관장하는 높은 분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입니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MBC 보도가 나가고 1시간 지난 저녁 9시 9분에 통화했다.MBC 보도를 미리 알지 못했으며, 그날 대화도 이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8월6일자

‘한 위원장 전화를 받은 시간은 9시가 맞다. 내가 시간을 착각했다. 1시간 30분간 통화하면서 한 위원장이‘한동훈 꼭 쫓아내야한다’ 했고, (내가)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고 묻자 (한 위원장이) ‘곧 알게 돼’라고 했다.. MBC에서 A검사장이라고 익명 보도했는데, (한 위원장이) 그의 이름을 언급한 것에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다. 권언유착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다.’

*해설

권 변호사가 한 위원장이 통화기록을 보여주면서 부인하자 ‘시간을 착각했다’며 정정한 글입니다. 여전히 한 위원장과 MBC의 유착에 대한 의심을 갖고 있습니다.  
 
3.

권 변호사의 글을 읽어보면, 복잡한 일련의 사건들 가운데 맞아 떨어지는 정황들이 꿰어집니다.  
4월6일자 글 가운데, 사모펀드 사기꾼은 현재 수감중인 이철 VIK 대표와 그를 대리한다는 제보자 X로 추정됩니다. 작전을 꾸미는 사람으로 지목된 3명 중 최강욱과 황희석은 3월 22일 같이 찍은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제 둘이서 작전 들어갑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보자 X는 이 글을 옮기면서 ‘부숴봅시다!윤석열개검들!’이란 글을 올립니다. 사기전과자인 X는 현정부 열렬지지자입니다.  
 
4.

이들에 이용당하는 ‘덜떨어진 기자’는 채널A 이동재인 셈. 제보자 X와 이 기자를 연결해준 사람도 민변 소속 변호사입니다. X는 이동재 기자에게 ‘유시민 비리’를 제보할 것처럼 전화해선‘한동훈이 배후’라는 말을 유도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대화녹취를 보면 이동재 기자는 계속 말꼬리를 흐리며 밀당을 합니다)  
그러다 정작 이동재와 만나는 자리에 MBC 카메라를 끌어들이고 이동재와 한동훈을 검언유착이라 제보합니다. X는 이동재를 제보라는 미끼로 꼬여 몰래카메라 함정에 빠트린 셈이죠.

MBC보도가 나간 날 한상혁 위원장은 권 변호사에게 전화해 한동훈의 퇴출을 주장합니다. 이후 최강욱과 황희석은 각종 매체에 출연해 검언유착(한동훈과 채널A공모)을 성토합니다. 최강욱은 4월3일 ‘편지와 녹취록상 채널A기자 발언요지’를 공개했습니다. 그 내용 중 ‘(이동재가 이철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 주었다고 해라’는 핵심내용들이 실제 녹취록엔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5.

권 변호사가 통화시간을 MBC 방송 이후로 정정하면서 내부고발의 폭발력은 한풀 꺾였습니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여전히 ‘검언유착’이 아니라 ‘권언유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6일자 글 말미에서 ‘취재와 수사로 권언유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고 썼죠.  
여기서 ‘권’은 현 집권세력 권력자들이고 ‘언’은 MBC와 KBS입니다. MBC와 KBS의 보도과정에 대한 ‘제3자 개입’ 의혹을 수사해달라는 고발은 이미 검찰에 접수돼 있습니다. (검언유착1편 참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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