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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규제 부담 세계 87위…88위인 에티오피아와 막상막하

중앙일보 2020.08.06 14:0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 수소트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 산업 국가비전 선포식에 참석, 수소트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중앙포토

미국 등 경쟁국은 정부가 규제를 풀어 신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은 규제에 막혀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6일 “신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개혁과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학 교수에게 의뢰한 ‘주요국 신산업 지원 정책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서다.
 
전경련은 경쟁국의 미래차 산업 지원 정책을 일례로 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래차 상용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중이다. 앞서 2012년 EV Everywhere(모든 곳에 전기차)를 통해 80억 달러(9조4800억원) 규모의 전기차 지원 방침을 마련했다. 미 정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석유 사용량의 50% 감축을 목표로 관련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주요 경쟁국의 미래차 부문 국가 육성 정책 소개. 전경련

주요 경쟁국의 미래차 부문 국가 육성 정책 소개. 전경련

중국은 2025년까지 글로벌 제조 강국 대열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명시한 ‘중국 제조 2025’에 따라 신에너지 자동차를 10대 육성 산업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자동차와 전기차 산업발전계획(2011~2020)을 통해 10년간 1000억 위안(18조5000억원)을 전기차 개발과 보급에 지원에 투입했다. 30개 도시에서 5G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등 자국 기업들의 미래차 기술개발과 글로벌 표준 선점을 지원하고 있다. 당초 올해 종료하기로 했던 신에너지차 보조금 및 구매세 면제 혜택도 오는 202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반면 한국은 미래차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경쟁국에 비해 약하다. 전성민 교수는 “한국은 경기도 판교 제1, 2 테크노밸리에 오픈 플랫폼 기반의 자율주행 실증단지가 구축돼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마련했을 뿐 수소전기차 개발 이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며 “자율 주행 상용화 기술 레벨이 낮다는 점이 미래차 부담으로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주요국 경쟁력 순위 비교. 전경련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주요국 경쟁력 순위 비교. 전경련

전경련은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분야에서도 규제를 풀어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다 금지법 등 공유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신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국가경쟁력 평가 순위를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은 141개국 중 혁신 역량(Innovation capability) 6위, 비즈니스 역동성(Business dynamism) 25위 등 혁신 생태계 부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기업 비즈니스 활동을 제약하는 정부 규제 부담은 87위로, 방글라데시(84위)나 에티오피아(88위) 등 세계 최빈국 수준과 비슷하게 체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 정책의 안정성(76위)도 미국이나 독일 등 주요국과 대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주요국들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단기간에 시장성 검증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신산업은 장기적 관점의 연속성 있는 정부 지원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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