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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배터리 왜 한중일 차지? ‘독립운동’ 나선 영프독

중앙일보 2020.08.06 06:00
#프랑스 배터리 스타트업인 베르코어(Verkor)는 2022년 프랑스에 연산 16GWh 규모의 공장을 짓고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이온 배터리셀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베르코어는 글로벌 에너지 관리ㆍ자동화 분야 업체인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프랑스 부동산 투자업체인 IDEC그룹, 독일 에너지업체인 EIT이노에너지 등이 투자한 업체로 생산능력을 차차 50GWh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영국 배터리 업체인 브리티시 볼트는 최근 영국 사우스웨일스 지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웨일스 자치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산 30GWh 규모로 영국 내에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이 지어지는 건 처음이다. 브리티시 볼트는 이르면 내년 착공해 2023년쯤엔 생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테슬라가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공장이 완성되면 테슬라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사진 테슬라

k-배터리 업체에 거센 도전장

그간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동아시아 아시아 국가들이 휩쓸어 왔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 유럽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모양새다. 거대 시장을 업고 있는 독일ㆍ프랑스ㆍ영국 업체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동아시아 아시아 업체들과 서구 열강 업체 간 일전이 임박해오는 셈이다. 이들 정부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력 확대를 위해 금융 대출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대ㆍ기아차 외에는 사실상 자체 수요처가 없는 K-배터리 업체들엔 또 다른 위협이다. 
 
5일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에 따르면 독일 배터리 업체인 바르타(Varta)는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진출을 천명하고 독일 정부 등으로부터 3억 유로(약 4223억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셀 연구개발을 위해서다. 이 회사는 원래 애플 에어팟이나 보청기 등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를 전문으로 만드는 업체다. 바르타의 헤르베르트 샤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현재 개발 중인 (배터리) 기술은 e-모빌리티 부문에서도 장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아시아 업체에서만 배터리셀을 구해온 완성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열려있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 업체들도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다. 스웨덴의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Northvolt)는 최근 배터리 공장 증설 및 연구·개발(R&D)을 위해 최근 16억 달러(약 1조9081억원)의 실탄을 마련했다. 폴크스바겐과 BMW도 이 회사에 자금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최근 BMW와 20억 유로(2조8152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0년 상반기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20년 상반기 누적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유럽 차 업체들도 배터리 자체 생산 나서

유럽 업체와 정부가 배터리 생산력 확충에 힘을 쏟는 건 BMW, 폴크스바겐 같은 글로벌 수위권 완성차 업체들이 대부분 유럽 업체들임에도 정작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는 업체들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 소재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1~10위 업체는 모두 한ㆍ중ㆍ일 업체였다.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데다, 전기차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배터리의 비중이 대당 40~50%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업체와 정부들로선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지난해 독일과 프랑스 정부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BMW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이 참여하는 2차 전지 셀 컨소시엄에 국가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 역시 '배터리 독립'을 위해 자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PSA의 자회사인 오펠이 카이저스트라우테른 지역에 연산 50만대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셀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게 대표적이다. 폴크스바겐 역시 2023년 말까지 노스볼트와 손을 잡고 독일 잘츠기터에 배터리셀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와 관련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대 수요처인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배터리 독립운동'이 거세지고 있어서 걱정”이라며 “유럽의 경우 전통의 화학업체와 자동차 업체들이 버티고 있어서 빠르게 따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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