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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코로나 원숭이 실험…“감염 3일 이후도 혈관 염증 유지”

중앙일보 2020.08.05 16:30
영장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결과, 혈관에 염증이 생겨 감염된 지 3일이 지난 이후에도 염증이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이러스가 급증하는 시기인 감염 후 2일 간은 면역 억제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치료제 개발 위해 영장류 실험 

레서스 원숭이. [AP=연합뉴스]

레서스 원숭이. [AP=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에서 개발한 영장류 감염 모델을 통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장류 감염모델이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인체 감염과 비슷한 임상 증상을 나타내는 영장류 실험동물을 뜻한다. 이번 연구에는 마카크 원숭이 2종(레서스ㆍ게잡이)이 이용됐다.  
 
연구진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모든 동물에서 중증의 간질성 폐렴을 발견했다. 간질성 폐렴은 폐의 허파꽈리벽 부위에서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이다. 또 모든 동물이 혈관염으로 진행되는 혈관내피염 소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염은 혈관 벽에 염증이 생기면서 혈관 내벽이 좁아지거나 증대되면서 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생명연 측은 “코로나19가 혈관의 염증을 유발하고 감염 3일 이후에도 혈관에 염증이 유지되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염 후 2일간 면역억제 현상 나타나    

미국감염병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일부.

미국감염병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일부.

 연구진은 또 코로나19감염 시 바이러스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감염 후 2일간)에 면역결핍환자에서 관찰될 수 있는 면역억제 현상을 발견했다. 생명연 측은 “바이러스가 제일 활발한 기간 동안 면역세포가 전반적으로 사라지는 림프구 감소증이 혈액에서 관찰됐다”고 말했다. 일반인과 달리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 코로나 19 감염이 더 위험하다는 의미다.     
 
이밖에 실험 모델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한 지 2일간 목과 폐 등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증식되는 등 인간 환자와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바이러스는 3일째부터 급격히 감소한 뒤 감염 7일 이후부턴 감염 활동성이 감지되지 않았다. 또 실험동물의 80% 이상이 급성으로 체온이 증가하는 증상을 보였다. 체중 감소 현상은 레서스에서 좀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 생명연 측은 “영장류 모델은 인간 환자에서 알기 어려운 감염 초기 체내 변화에 대해 임상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이같은 성과는 감염병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미국감염병학회지로부터 우수성을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온라인판은 3일 공개됐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영장류 감염 모델을 활용해 밝혀낸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은 코로나19 환자의 증상과 전파의 특이한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뿐만 아니라 치료제ㆍ백신 개발에도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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