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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륙이다'…동학개미, 지난달 中주식 2900억어치 샀다

중앙일보 2020.08.05 06:00 종합 2면 지면보기
여윳돈을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에만 투자하던 직장인 이모(39)씨는 지난달 말 중국의 한 정보기술(IT) 업체 주식을 300만원어치 샀다. 회사 동료가 이 회사 주식을 산 지 두 달 만에 20% 가까운 수익을 냈다는 얘길 듣고서다. 지난 3일까지 그가 올린 수익은 4.5%. 이씨는 "당분간 조정을 받더라도 길게 보면 중국 주식이 많이 오를 것 같다"며 "우량주 위주로 조금씩 사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난징의 한 증권사 게시판을 투자자가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난징의 한 증권사 게시판을 투자자가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7월 중국 주식 역대 최대 매입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쇼핑'이 급증하고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지난달 중국 주식을 2억3960만 달러(약 29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지난 6월 8839만 달러의 세 배에 가깝고, 상반기 전체 순매수액(4억7984만 달러)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6월의 3배, 월 기준 역대 최대
저평가 매력에 경기 회복 기대감
상하이지수 한 달새 13% 올라
“3분기까지 상승” “급등락 주의”

 
중국 주식 매수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고수익 기대감 때문이다. 한동안 주춤하던 중국 주식시장은 최근 강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4일 3371.69로 마감, 6월 말(2984.67)보다 13% 올랐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선전성분지수도 15%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8.1%)을 크게 웃돈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와 경기 회복 기대감, 막대한 유동성, 주가 저평가 매력 등이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내와 미국 증시가 오를 대로 올랐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안정적이고,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주가가 내려가면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주식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투자 급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국내 투자자의 중국 주식 투자 급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순매수 1위는 항서제약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항서제약이었다.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로, 지난달에만 1998만 달러(23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회사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주목한 기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 뒤로 2차전지 리튬 생산업체인 강봉리튬(1748만 달러),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 선난써키트(1339만 달러), 반도체 디자인 업체 웨이얼반도체(1050만 달러), 서버 제조업체 낭조정보(797만 달러)가 중국 주식 상위 매수 5위에 올랐다. 모두 바이오, 5세대(G) IT 등 성장주다. 
한국인이 7월에 많이 산 중국 주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한국인이 7월에 많이 산 중국 주식.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중국 증시, 3분기까진 오를 듯"

앞으로 투자 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3분기(7~9월)까지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풀린 돈이 워낙 많은 데다, 은행업의 증권업 라이선스(사용권) 부여 추진 등 중국 정부의 금융 개혁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또 미·중 갈등이 커지고 있지만, 관세 부과 같은 기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이벤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작다는 것도 증시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성연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커서 오를 때 더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9~10월 상하이지수 기준 3700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팀장은 "5G와 테크주, 대형 증권주, 신형 인프라와 관련된 기계·철강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단기적으로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5년 6월 상하이지수는 '돈의 힘'을 바탕으로 5100선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도 안 돼 1500포인트가량 폭락하기도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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