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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산사태 펜션 덮쳐, 주인 모녀·손자 3대가 참변

중앙일보 2020.08.04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지난 1일부터 중부지방에 최대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3일에도 곳곳에서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피해가 속출했다. 장마전선과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으로 인한 이번 비는 5일까지 많은 곳은 최대 500㎜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오늘도 시간당 50~100㎜ 폭우
내일까지 최대 500㎜ 더 내려

사흘간 사망·실종 최소 25명
중대본, 위기경보 ‘심각’ 격상

3일 충남 천안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물에 잠긴 차를 두고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충남 천안의 한 도로에서 시민들이 물에 잠긴 차를 두고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4일 새벽부터 낮 사이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50~100㎜의 강한 비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20㎜의 폭우가 쏟아지는 곳도 있을 것”이라며 “오후에 다소 약해졌다가 4일 밤부터 또 강하게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태풍 하구핏은 중국 내륙에 상륙한 뒤 4일 열대저압부로 약화되지만 장맛비의 양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열대저압부로 변한 이후에도 남은 수증기들이 중부지방으로 유입되면서 5일까지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토사에 무너진 경기도 가평의 펜션 건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날 토사에 무너진 경기도 가평의 펜션 건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9분쯤 경기도 평택시 청북읍의 한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공장 내 작업장을 건물 뒤편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덮쳤다. 소방 당국은 1시간여 만인 낮 12시20분쯤까지 토사에 갇혀 있던 4명을 구조했다. 그러나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30대 근로자 3명은 숨졌고, 나머지 50대 근로자 1명은 다발성 골절로 중상을 입었다.
 
가평군 가평읍 산유리에서는 이날 오전 10시37분쯤 토사가 무너져 펜션을 덮쳤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펜션에 있던 일부 사람들은 무사히 대피했으나, 펜션 주인 등 일가족 3명과 40대 남성 직원 1명이 대피하지 못하고 매몰됐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오후 3시29분쯤 37세 여성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이어 오후 4시20분쯤에는 65세 여성 시신 1구를 추가로 수습했다. 또 2세 어린이 1명의 시신도 찾았다. 펜션 주인 모녀와 손자로 확인됐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27분쯤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계곡에서 1명이 급류에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1시쯤 포천시 관인면의 한 저수지 낚시터에서는 관리인 A씨(55)가 보트를 타고 수문 배수 상태를 확인하러 나갔다가 실종됐다.
 
서울 잠원 한강공원에서 소방관들이 폭우로 고립된 근로자를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잠원 한강공원에서 소방관들이 폭우로 고립된 근로자를 구조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한강과 중랑천·불광천 등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2일 잠수교에 이어 3일엔 동부간선도로와 올림픽대로, 월계1교·증산교 등의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또 한강 둔치가 물에 잠겨 대다수 한강공원의 출입이 통제됐다. 경기도 남양주시, 충남 천안·아산시, 세종시 등 지역에선 하천 범람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민들이 인근 학교와 고지대로 대피하기도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3일 사흘간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3일 오후 7시30분 현재 사망 12명, 실종 13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가장 높은 ‘심각’으로 격상했다. 중대본부장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모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위기경보 심각 단계에 상응하는 대응 태세와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인력·장비·물자 동원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익진·채혜선·심석용·김정연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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