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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한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의 주역 존 흄 타계

중앙일보 2020.08.03 19:03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의 주역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존 흄이 세상을 떠났다고 3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83세.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1979년~2001년)의 당수였던 흄은 1968년부터 본격화된 아일랜드의 뿌리 깊은 갈등을 끝낸 인물이다. 당시 북아일랜드는 신교도와 구교도 간의 대립이 극심했다. 이들은 영국과 가까운 연합주의자 대 아일랜드에 편향된 민족주의자로 나뉘어 대립했다.
 
30년 넘는 분쟁 기간 아일랜드에선 신·구교도 대립으로 3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상황은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도 잘 드러난다.
 
비폭력 주의자였던 흄은 경쟁 관계에 있던 신페인당의 당수 제리 애덤스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그는 평화협상에서 '차이의 존중'을 강조했다. 서로 싸우는 대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자는 것이 북아일랜드평화협정의 핵심 원칙이었다.
 
흄은 "피 대신 땀을 흘리자"고 하며 반목하는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흄의 설득으로 마침내 1998년 '성 금요일' 평화 협정(Good Friday agreement)이 성사됐다. 평화 협정은 30여년간 지속한 아일랜드의 폭력과 갈등을 극복하는 출발점이 됐다.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평화 협정의 주역인 존 흄이 83세로 타계했다. [AP=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평화 협정의 주역인 존 흄이 83세로 타계했다. [AP=연합뉴스]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안을 체결한 공을 인정받아 흄은 1998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노벨 평화상 외에도 간디 평화상과 마틴 루터 킹 평화상도 같이 거머쥐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BBC에 "존 흄은 정치계의 거인"이라면서 "미래가 과거와 같을 것이라고 믿기를 거부했던 예지력 있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북아일랜드 분쟁을 다룬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중앙포토]

북아일랜드 분쟁을 다룬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중앙포토]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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