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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트위터 해킹 10대, 비트코인 10억 훔친 '프로'였다

중앙일보 2020.08.03 15:12
유명인 트위터 해킹 계정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레이엄 이반 클라크(17). AP통신=연합뉴스

유명인 트위터 해킹 계정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레이엄 이반 클라크(17). AP통신=연합뉴스

 
미국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포트 창업자 등 유명인들의 트위터 계정을 무더기로 해킹한 10대가 과거에 85만6000달러(한화 약 10억2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을 훔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유명인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레이엄 이반 클라크(17)는 지난해 한 개인 투자자의 휴대전화를 해킹해 비트코인 164개를 훔쳤다. 피해액은 당시 비트코인 가치로만 85만6000달러, 지금 가치로 180만달러(한화 약 21억46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클라크가 주도하는 해커 집단은 시애틀 소재의 투자자 그렉 베넷의 휴대전화를 해킹했다. 몇 분 만에 이들은 베넷의 이메일 ID나 아마존ㆍSNS 계정 등을 손에 쥐었고, 베넷이 가입한 비트코인 거래소에서는 그가 소유한 비트코인 164개가 빠져나갔다.  
 
당시 ‘스크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클라크는 “우리는 거래소에 있는 남은 돈을 원한다”면서 “우리는 당신보다 항상 한발 앞서 있고, 이건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베넷을 비웃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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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당국이 클라크를 추적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같은 해 4월, 미국에서 사이버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USSS)은 클라크로부터 비트코인 100개를 압수해 베넷에게 돌려줬다. 이 범행에 누가 추가로 연루됐는지, 남은 비트코인 64개는 어떻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넷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USSS 관계자가 ‘비트코인을 훔친 범인이 미성년자라 체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NYT는 당시 클라크가 비싼 컴퓨터 기기들을 들여놨으며, 하얀색 BMW 차량을 몰고 다니거나 보석이 박힌 롤렉스 시계를 차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클라크의 지인들은 USSS가 클라크를 추적해낸 뒤, 클라크가 충격 상태에 있었다고 전했다. 클라크의 친구 제임스 시오(18)는 ”그는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는 가능한 한 합법적인 수준에서 일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연합뉴스

AFP통신=연합뉴스

 
하지만 2주도 지나지 않아 클라크는 트위터를 해킹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위터 직원에게 자신을 IT부서에 근무하는 동료라고 속여 고객 서비스 포털에 접속하기 위한 자격 증명을 부여받았다. 해커 커뮤니티에서 공범을 구한 그는 지난달 15일 130여명의 유명인 트위터 계정을 해킹해 10만 달러(한화 약 1억1900만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가로챘다.
 
클라크는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체포돼 30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NYT는 그가 게임 ‘마인크래프트’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사기 행위를 벌여 왔으며, 해커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지에서도 유사한 행위를 반복해왔다고도 전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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