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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 막자 신용대출 두배 껑충…"현금부자만 집 산다"

중앙일보 2020.08.03 09:41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가 주택 가격에 따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조이자 신용대출까지 동원해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방식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의 비율이 폭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장한 '금부(金不)분리'(금융과 부동산의 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김상훈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자료를 받아 3일 발표한 '2019~2020.7월간 금융기관 대출 포함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월~2020년 7월 서울에서 매매된 주택(3억원 이상~15억원 이하) 16만 8638건 중 9만 6825건이 금융기관 대출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을 넘는 57.4%에 이른다.
 
지난 1년 반 동안 대출을 일으켜 거래된 주택매매 건수는 꾸준히 절반을 상회했다. 지난해 5월과 8월, 올해 5월에는 60%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특히, 금융기관 대출의 세부 분류가 가능해진 지난 3월 이후 제출된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결과, 자금조달에 신용대출액이 포함된 경우는 지난 3월 10.0%에서 지난 6월 19.9%로 두 배 늘었다. 4월에는 16.5%, 5월에는 18.6%로 집계돼 3월 이후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30%대 중반에서 40% 초반을 오르락내리락 했는데, 이는 주택매매에 나선 이들의 대출액 비중 중 신용대출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정부가 담보대출을 규제하자 그 여파가 신용대출 확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12·16 대책을 내면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내에서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살 경우, 초과분에 대해 LTV를 20%만 적용하도록 했다. 15억원이 넘을 경우 100% 현금으로만 구입해야 한다.
 
김 의원은 "내 집 마련 시 금융의 도움을 차단하면, 우리나라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현금 부자로만 한정될 것"이라며 "수억을 ‘영끌’ 하게 만든 장본인은 문재인 정부임을 자각하고, 책임 있는 공직자일수록 서민의 현실을 도외시하는 언행을 삼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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