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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볼턴 "트럼프, 文에 수차례 주한미군 감축 분명히 암시"

중앙일보 2020.08.03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지난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암시했다"라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지난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암시했다"라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문재인 대통령에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분명히 암시했다"라고 말했다. 자신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에 "지난해 8월 퇴임 전 마지막 방한에서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점을 설명했고 정 전 실장도 분명히 이해했다"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NSC 보좌관-중앙일보 화상인터뷰]
트럼프, 2019년 6월 방한 등에서 수차례 암시
나도 정의용 전 안보실장에 심각성 전달
韓 인사 중 제대로 이해 못한 사람 없을 것
대선 전 주독 미군 감축, 한·일에 나쁜 신호
트럼프, 건설업계식 '비용+이윤 50%' 고집
펜타곤이 '창의적 방식'으로 50억 달러 만들어
트럼프 10월 김정은 만나 종전선언할 수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일절 논의가 없었다고 부인한 한국 정부와는 정반대 주장이다.
 
특히 그는 "트럼프의 대선 전 주독 미군 3분의 1 철수 발표는 한국·일본에 나쁜 신호"라면서 이제 미군 감축은 "추측의 문제"를 넘어선 만큼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역시 독일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앙일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50억 달러 요구가 "빌딩·아파트 건설업자의 비용+이윤 50% 공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요구에 맞추려고 펜타곤이 창의적 회계 방식에 따라 해외 파병 때 미 본토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포함해 모든 파병 비용과 인건비, 작전유지비, 기지 유지비와 수송·통신·지원 비용 일체에서 산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은 방위비의 경우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미국민 대부분이 동맹이 더 많은 방위비를 지불하길 원하기 때문에 바이든(민주당 대선 후보)과 다시 진지한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확대된 위협을 고려할 때 만약 (미·중) 비상사태 발발 시 한국군도 한반도 밖으로 파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당장 선거를 하면 바이든이 승리하겠지만, 아직 100일 가까이 남았고 변수도 많아 대선이 이미 끝났다는 사람들은 정말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와 미국 경제, 바이든의 경우 부통령 후보 선택과 대선 토론을 향후 변수로 꼽으면서다.
 
"대선에서 뒤지고 있는 트럼프가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전쟁의 공식 종전을 선언할 수 있다"고 거듭 우려했다. 40여분간 인터뷰 말미에선 자신은 네오콘(Neocon) 사상가라기보다 미 국가안보에 관한 전략가로 불러주길 원한다고도 했다. 아래는 인터뷰 일문일답. 
 
-독일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명령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내 회고록 『그 일이 있었던 방』에서 쓴 것처럼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 뒤 할 수 있다고 우려하던 일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방위비 분담금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인 대부분은 동맹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더 많은 방위비를 쓰기를 바라는 동시에 동맹을 강화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공정한 분담을 원한다.
 
반면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 미국에 지불할 돈으로 여기고 무역적자와 다른 것도 살펴보고 있다. 매우 거래적인 접근법이다. 어떤 의미로도 전략적이지 않으며, 동맹의 중요성은 고려하지 않는다.
 
주독 미군 감축은 나토(NATO)에 나쁜 소식일 뿐 아니라 유감스럽게도 한국·일본에도 나쁜 신호다. 나토 동맹을 상대로 대선 전 감축을 발표한 건 상황이 심각하다는 증거이며 단순히 추측의 문제가 아니다.
 
-의회 반발을 고려할 때 대선 전 실제 감축은 힘들지 않나.
 
=대통령은 이미 책정된 예산에 관해 상당히 광범위한 지출 권한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의회로선 독일에서 미군을 빼는 데 이미 배정된 예산조차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부담이다. 하지만 의회가 초당적으로 매우 부정적이기 때문에 대선 전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
 
-민주당 후보 바이든도 동맹 철수에 반대하는 데 대선에 얼마나 영향을 줄까.
 
=코로나바이러스와 미국 경제 2분기 -32.9%(연율) 위축 등 다른 변수도 너무 많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독일 철수로 인해 트럼프와 바이든 중 아직 선택하지 않은 부동층 공화당 유권자들은 바이든 쪽으로 움직일 거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적 있나.
 
=그렇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분담금 협정과 관련해 지난해 6월 말 비무장지대(DMZ) 회동 당시 방한을 포함해 여러 차례 직접 만나 대화를 했고, 전화 통화로 논의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분담금을 증액하지 않으면 우리는 철수하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그런 철수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암시했다. 나는 그의 말뜻을 한국 측의 누구도 제대로 이해 못 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신이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나 다른 한국 고위 관리에게도 전달했나.
 
=내가 NSC 보좌관직을 그만두기 직전인 지난해 8월 도쿄와 서울을 방문한 것도 그것이 트럼프의 본심이고 아주 상황이 심각하다고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트럼프의 위협과 병력철수 구상이 진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를 오해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한ㆍ일 양국은 트럼프의 분담금 증액 요구에 어떤 대응 전략을 짤지 고민했겠지만 이건 게임이 아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금 독일의 처지에 자신들이 설 수 있다.
 
-당시 정 실장도 주한미군 감축 우려를 분명히 이해했나.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에 분명하게 전달했다.
 
-트럼프 재선 실패가 주한미군 철수를 막을 유일한 길인가.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더라도 한국은 바이든과 다시 심각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든 안 하든 미국인 대부분은 동맹이 방위비를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아시아의 경우 북한의 위협은 물론 남중국해와 사이버 영역까지 중국의 위협이 확실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요구한 50억 달러라는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펜타곤이 '실제 비용'을 얻으려 창의적 회계방식으로 산출한 것"이라며 "트럼프 마음 속의 수용 가능한 숫자는 현재 10억 달러와 50억 달러 사이겠지만 모르겠다"고 말했다.

존 볼턴 전 미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요구한 50억 달러라는 숫자는 트럼프 대통령 요구에 따라 펜타곤이 '실제 비용'을 얻으려 창의적 회계방식으로 산출한 것"이라며 "트럼프 마음 속의 수용 가능한 숫자는 현재 10억 달러와 50억 달러 사이겠지만 모르겠다"고 말했다.

 
-당신이 트럼프에 50억 달러 액수를 처음 보고한 사람이다.
 
=트럼프의 방위비 공식은 원래 방위비 플러스 50%였다. 이건 미국 건축업자가 빌딩과 아파트를 지을 때 건축비에 50% 이상의 이윤을 더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터무니없고, 돈벌이처럼 들린다는 지적에 그는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금’이라고 부르면서 여전히 똑같은 '비용 플러스 50%'를 원한다고 했다.
 
이에 한국의 경우 펜타곤의 계산 방식에 따라 나온 게 50억 달러다. 50억 달러란 ‘실제 비용’을 얻으려 그들은 해외 파병을 위해 미 본토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포함해 많은 다른 것들을 찾아야 했다. 파병 비용 일체와 부대의 작전유지비, 기지 유지비, 수송ㆍ통신ㆍ지원비용 등을 포괄한다.
 
-군인 인건비도 들어가나.
 
=맞다. 하지만 한국 국방부에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그들의 회계 방식도 펜타곤만큼 ‘창의적’일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게 정부가 비용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부시 행정부 당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1개 여단을 뺀 것처럼 일본·동남아 재배치 가능성이 있나.
 
=럼즈펠드 장관이 정말 염두에 둔 건 DMZ를 따라 배치된 미군 대부분을 남하시켜 부산 등 한반도 남쪽 항구에 일종의 예비군으로 만들자는 구상이었다.
 
두 가지 이유로, 첫째가 DMZ에 따라 늘어선 정적 방어선은 1953년 한국전쟁 역사를 반영한 것이지, 이동형 방어라는 현대적 개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바일 시대 지상 방어 개념은 미군을 인계철선(tripwire)이 되지 않도록 물러나 침공의 유형을 정확히 파악한 뒤 활용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한미군을 동아시아 전역의 기동군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매우 짧은 통지로 아시아 전방에 배치할 수 있고 미 본토 병력이 빈자리를 채우는 식이다. 두 제안이 한국에선 다소 논란이 되겠지만, 럼즈펠드나 부시 대통령의 진심은 주한미군 전체 규모를 감축하려는 게 아니라 21세기에 맞게 업데이트하려는 것이었다.
 
-중국의 미사일 사정권에 한국이 너무 가깝다고 우려하는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중국의 확대된 군사력은 주한미군은 물론 일본과 괌의 미군에도 위협이다. 따라서 제1 열도선 내 미군과 아시아 국가 방어의 관점에선 중국의 공격 전력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의 비용과 편익을 검토해야 한다. 합리적인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가까울수록 큰 위험이 수반되는 반면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다.
 
내 관점에선 한국에 미군을 유지하고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단순히 한반도 방어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만일에 벌어질 비상사태에 대비해 엄청나게 중요하다. 동아시아에서 미군과 아마도 한국군도 만일의 사태에 한반도 밖으로 파병할 수 있어야 한다.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종전선언같은 구체적 내용은 빠졌다.
 
=정말 그랬다. 싱가포르 선언에 뭔가 있을까 우려했던 내 입장에선 좋은 일이었다. 다만 연합훈련을 포기한 건 큰 실수였다. 우리는 트럼프가 김정은과 마주 앉아 그렇게 할 줄 전혀 몰랐다. 그래서 내 느낌에는 미국 정치에서 뒤처진 후보가 자신에 불리한 전망을 유리하게 바꾸려고 11월 대선 직전 무언가를 하는 '10월의 이변(October surprise)'이 있을 수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네 번째 만나는 것이 그의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될까 걱정스럽다. 이번엔 한반도에서 종전을 선언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다른 성명에 아주 큰 양보가 담길지 모른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나는 대선에서 트럼프도, 바이든도 찍지 않고 다른 보수 공화당 인사를 적을 것"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내겐 불행한 대선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나는 대선에서 트럼프도, 바이든도 찍지 않고 다른 보수 공화당 인사를 적을 것"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내겐 불행한 대선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협상 재개도 어려워 보이는데 스몰 딜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나.
 
=나도 10월 정상회담 이전에 어떤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10월 회담도 싱가포르처럼 그저 사람들의 이목을 끌려는 쇼맨십이 될 것이다.
 
네 말대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북한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줬다. 외교적 노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아직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증거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북한은 과거에 했던 게임처럼 언론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 수준의 작은 것 이상 무언가를 해체할 진지한 의사가 없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신고가 핵 포기 결정을 했다는 증거인가.
 
=우리는 북한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진 못해도 많은 걸 알기 때문에 무언가 빠뜨리면 즉시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신고는 북한의 정직성과 신뢰도, 의도에 대한 시험(test)이다. 협상 중간에서나 단편적 신고가 아니라 협상을 시작할 때 기본 신고(baseline declaration)를 하는 건 정말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겠다는 선의를 보이는 조치다.
 
지금 북한은 ‘위치를 가르쳐주면 미국의 군사행동을 당할 위험에 처한다’고 반대하지만 우리는 이미 다른 많은 표적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군사적 타격 가능성을 계속 두려워하게 하는 게 그들이 협상하도록 하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협상대표가 북한에 제시한 초안 내용을 설명해줄 수 있나.
 
=북한의 특정 비핵화 조치에 대해 제재들을 유예하는 많은 수의 구상이 담겨 있었다. 이게 실수인 이유는 실패한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 기본합의나 부시 행정부의 6자 회담과 똑같은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이 원하는 ‘행동 대 행동’ 방식이다.
 
북한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선 부분적 제재 완화라도 엄청난 혜택이며 작은 제재 해제도 강력한 자극제(stimulus)가 될 수 있다. 반면 우리 쪽에선 핵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며, 이미 쓸모없는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는 것이다. 북한은 하던 대로 선불로 혜택을 챙기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건 협상의 뒤쪽 끝에 있다. 그래서 북한에 크게 유리하지만, 우리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
 
-당시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남북 경협 등이 포함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것이 수년째 계속 논의해오던 것이며 국무부의 파일 캐비넷에 들어있는 것이다. 그들은 매번 북한과 협상할 때마다 파일 캐비넷을 열어 이를 꺼냈지만, 과거에도 통하지 않았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먹히지 않았다. 
 
그리고 김정은과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협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고 원점으로 되돌아간다. 내가 ‘리비아 모델’로 의미하는 바다. 무함마르 카다피는 전략적 결정을 했고, 성공적으로 이행됐다.
 
-당신의 '빅딜'보다 비건의 접근법이 더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는가이다. 우리는 비핵화 시나리오를 이미 여러 번 다뤘고, 북한은 1991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시작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공식 합의 문서에 수차례 서명했다. 그래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겠다고 말할 준비는 완벽하게 돼 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론 절대 안 된다. 매번 시나리오를 거칠 때마다 시간만 낭비해왔다. 시간은 거의 언제나 확산자(Proliferator)의 편에서 원하는 능력을 얻도록 과학과 기술이 개발할 시간을 준다. 내가 아는 전부는 그런 접근법이 과거 실패의 반복일 뿐이라는 점이다.
 
-정말 선제 타격과 정권 교체 외에 외교와 협상을 통한 북핵 해법은 없다고 믿나.
 
=북한 정권이 핵무기 추구로부터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그렇다. 일부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김정은은 여전히 북한 통치 아래 한반도를 다시 통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의 입장에서 핵 전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가 나약한 미국 행정부를 만난다고 가정하면 ‘미군을 한반도와 일본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내 핵무기로 위험에 빠뜨리겠다’고 위협할 것이다.
 
약한 미국 정부나 도널드 트럼프는 언젠가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 북핵을 거부하는 게 중요한 이유가 한반도의 안정 때문만이 아니다. 북한이 달러를 얻기 위해 누구에게든, 무엇이든 팔 것이란 점을 오랫동안 입증한 것처럼 기술이나 핵무기 자체를 테러단체 등에 팔아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이 북핵이 대단히 심각한 위협인 이유다.
 
-백악관·청와대가 ‘북·미 외교적 판당고(fandango·스페인 춤의 하나)가 한국의 창작품’이란 한 문장에 반발했다.
 
=미국에는 ‘내게 빵이 있다면 햄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텐데, 햄도 조금 있다면’이란 속담이 있다. (※필수 재료가 빠진 어떤 계획도 무용하다는 의미) 그리고 나는 여전히 한국이 김정은에게 ‘트럼프와 만나면 어떻겠냐’라고 말했고, 그러고 나서 트럼프에게 ‘김정은과 회담하면 어떻겠냐’고 했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은 그 함의가 무엇인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회담을 수락했다. 이것이 왜 나쁜 구상인지의 증거는 결국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핵 부문에서 아무 진전이 없었을 뿐 아니라 한반도 통일에 관해서도 아무 진전이 없었다. 개성 연락사무소 시설 폭파가 이를 보여줬다.
 
-미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 것 같나.
 
=여론조사 질문처럼 선거가 오늘 열린다면 바이든이 승리한다는 데 큰 의문이 없다. 그러나 아직 100일 남짓 남았고 이는 미국 정치에 영원과 같은 오랜 시간이다.
 
트럼프는 정말 코로나 19에 효과적 전략을 갖고 있지 못하고 9월 개학하는 학교들도 있다. 미 경제에 대한 반응이 어떨지도 지켜봐야 한다. 반면 바이든은 부통령 후보를 뽑아야 하고 9월부터 대선 토론도 시작된다. 현재 시점에 대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잘못 생각하는 거다.
 
-당신은 트럼프 재선을 반대하지만, 바이든과 너무 다르지 않나.
 
=나는 확실히 트럼프에 투표하지 않을 거지만 바이든에게도 투표하지 않을 거다. 다른 보수 공화당 후보 이름을 적을 거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내겐 불행한 대선이다.
 
내가 책에서 설명한 건 트럼프는 철학적으로 보수도, 진보도 아니며 철학 자체가 없는 사람이란 점이다. 그는 국제무대의 많은 이슈를 정말 이해하지 못하며, 독일 철수가 그 증거다. 로널드 레이건이 11월에 출마했으면 소망하지만 그런 행복한 대선은 내겐 오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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