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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여동생 날벼락···박물관 셀카족탓에 발가락 부러졌다

중앙일보 2020.08.02 22:15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 있는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석고상. 빨간 원안이 파손된 부분. ANSA=연합뉴스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 있는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석고상. 빨간 원안이 파손된 부분. ANSA=연합뉴스

 
이탈리아를 관광하던 한 유럽 관광객이 박물관에서 '셀카'를 찍다가 200년 된 유명 조각상을 파손시켰다고 2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작품명은 '비너스로 분장한 파올리나 보르게세'. 1808년 만들어진 이 석고상은 19세기 이탈리아 명문가인 보르게세 가문에 시집온, 나폴레옹의 여동생 '파올리나 보르게세'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사고는 지난달 31일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트레비소 외곽에 있는 '안토니오 카노바 박물관'에서 발생했다. 이 박물관은 신고전주의 양식을 대표하는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1757∼1822)의 주요 작품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그는 나폴레옹의 궁정 조각가로 활동하며, 나폴레옹을 소재로한 나상(Napoleon as Mars the Peacemaker)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에 파손된 작품은 로마 보르게세미술관에 전시된 대리석 작품의 원형으로, 쿠션의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범인은 오스트리아 출신 관광객. 그는 작품에 올라가 사진을 찍다가 작품을 파손했지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박물관을 떠났다. 박물관 측은 폐쇄회로TV(CCTV)의 인상착의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고,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 박물관 책임자 비토리오 스가르비는 "문화재 파괴 행위를 철저하게 규명하는 한편, 범인이 처벌받지 않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게 허용하지 말 것을 경찰과 사법당국에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문화재 당국은 파손된 부분을 원래 상태로 복구할 수는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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