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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끊겠다더니…박지원 "교회 갑니다" 셀프 동선공개 논란

중앙일보 2020.08.02 15:49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서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 SNS 활동과 전화 소통도 중단한다."

 
지난달 3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후보자로 지명된 뒤 밝혔던 각오다. 하지만 박 원장의 페북 중단 기간은 단 3주. 인사청문회를 사흘 앞둔 지난달 24일 자신의 예전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SNS활동을 재개하는 듯 했다.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장 임명장을 받은 날에도 수여식과 동행한 손자 사진 등 여러 장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2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에게 얘들(애들의 잘못)과 가려다 폭우로 연기했습니다. 교회 갑니다"라며 주말 계획을 올렸다. 자녀들과 아내의 묘소에 참배할 계획이었지만 취소했다는 이야기다. 박 원장의 아내인 고(故) 이선자 여사는 지난 2018년 사망했다. 그는 또 "수해로 고생하시는 여러분께 위로를 드린다"며 "석 달 가뭄은 살아도 사흘 장마는 견디기 어렵다는 옛날 어르신들 말씀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2일 자신의 페북에 "교회갑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보수장 셀프 동선공개' 논란이 일었다(사진 위). 그는 2시간 뒤 글을 수정해 해당 표현을 삭제했다. [사진 박지원 원장 페이스북 캡처]

박지원 국정원장이 2일 자신의 페북에 "교회갑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보수장 셀프 동선공개' 논란이 일었다(사진 위). 그는 2시간 뒤 글을 수정해 해당 표현을 삭제했다. [사진 박지원 원장 페이스북 캡처]

 
평범한 글처럼 보였지만 "교회 갑니다"란 표현이 문제가 됐다. 야권과 온라인에선 '정보수장 동선 셀프공개' 논란이 확산하면서다. 그간 정부는 국정원장의 동선을 일체 비밀에 부쳐왔다. 지난해 서훈 전 원장의 방미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언론의 요청에 국정원은 "정보기관장 동선을 알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대응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2일 박 원장의 페북에 대해 "페북 금단증세가 심한 모양"이라며 "국정원장 제대로 하시려면 페북도 참으라"고 주장했다. [사진 김근식 교수 페이스북 캡처]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2일 박 원장의 페북에 대해 "페북 금단증세가 심한 모양"이라며 "국정원장 제대로 하시려면 페북도 참으라"고 주장했다. [사진 김근식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같은 논란에 미래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지원 국정원장이 SNS 중독증을 못 버리고 또 구설에 올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임명 직후 대통령께 충성 맹세하며 SNS 활동 끊겠다고 공개약속하더니, 결국 못 참고 페북에 글 올리며 약속을 깬 셈"이라며 "대통령 충성 약속은 앞으로 어찌 될지(모르겠다)"라고 적었다. 또 그는 "페북 금단증세가 심한 모양"이라며 "국정원장 제대로 하시려면 입 다물고손 꽉 쥐고 방송도 페북도 참으세요"라고 당부했다.
 
박 원장은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결국 2시간 만에 "교회갑니다"란 내용만 삭제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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