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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 왜 국민이 떠안나” 임대차3법에 헌법소원

중앙일보 2020.08.02 15:23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위헌심판대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후에도 강력한 추가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동산 대책에 세 번째 헌법소원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정부의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골자인 계약갱신 요구권이 임차인과 임대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준모는 “현재 좋은 전세에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과 만족하지 못하는 임차인 간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발생한다”며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계약갱신 청구권제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세입자가 계약 기간을 2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집주인은 실거주 등의 사정이 없으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최소임대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확대된 셈이다.  
 
사준모는 “입법 전후로 전세 매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됐고, 있더라도 높은 가격이라 사실상 입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좋은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임차인은 2년의 시간을 벌었지만, 거주하는 곳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던 임차인 간 불합리한 차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좋은 곳에 사는 임차인들만 이득을 보는 법”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왜 국민이 떠안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또한 임대인들 입장에서는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했다고 봤다.  
 
이에 앞서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주축이 된 행동하는 자유시민 등은 지난달 27일 6‧17 부동산 대책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들은 “수도권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이미 분양계약을 체결한 많은 사람이 갑작스럽게 중도금, 잔금 대출을 제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투기세력을 잡겠다는 논리로 어쩔 수 없는 사정에 처한 분까지 다주택자라며 투기세력으로 간주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신뢰 보호 원칙 침해이자 재산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에는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12‧27 대책에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헌재는 이 사건을 심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위헌까지는 어려워”…“임대인의 재산권 침해 소지 커”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고 있다. 임현동 기자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전문가는 해당 정책의 정당성을 떠나 위헌 결정이 내려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행위가 헌법에 위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양홍석(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 “2년에 한 번씩 바꾸던 임차인을 4년에 한 번씩 바꾸기만 한 법으로 임대인의 이익회수 시기만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비슷한 내용의 법이 있었고, 이를 강화한 정도의 법안으로 위헌 결정이 내려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부가 종전 계약에 대해서도 해당 법안을 소급 적용할 방침이어서 임대인의 재산권이 침해됐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이미 집주인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이번 법안으로 계약을 연장해야만 한다면 ‘소급입법에 의해 재산권을 박탈하지 아니한다’는 헌법 규정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준모 측도 이러한 한계를 이해하고 있다. 권민식 사준모 대표는 “임차인보다는 임대인이 헌법소원을 냈을 때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정부는 임차인이 주거를 보장받는다고 좋은 면만 부각하지만 이 제도로 더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었으나 전세 매물이 사라진 임차인도 희생양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임대사업자들 역시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추가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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