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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요양기관 부정수급으로 1500억원 줄줄 샜는데 조사는 전체의 1% 뿐

중앙일보 2020.08.02 14:02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2019년까지 5년간 적발된 요양기관 부당수급 금액은 1589억 원이었다. 연합뉴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2019년까지 5년간 적발된 요양기관 부당수급 금액은 1589억 원이었다. 연합뉴스

A요양기관은 요양 수발과 상관없는 업무를 하는 직원까지 요양보호사로 등록했다. 이곳은 31명의 요양보호사가 있다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고했지만 이 중 7명은 조리사, 관리인 등 다른 일을 했다. 또 원장의 딸을 요양보호사로 허위 등록하기도 했다. 이 기관은 이런 수법으로 건보공단에 8년 간 26억 원을 부당청구했다.
 
지난 5년간 부당하게 청구돼 낭비된 건강보험 재정이 1500억 원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의 현지조사를 받은 요양기관은 전체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 요양기관 부정 수급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5년 요양기관 부정 수급액.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동안 적발된 요양기관 부당수급 금액은 1589억 원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267억 원, 2016년 370억 원, 2017년 260억 원, 2018년 357억 원, 2019년 335억 원이다. 매년 평균 300억 원이 넘는 요양보험 재정이 잘못 지급된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요양기관의 부정수급 수법도 다양했다. 
▶입원 및 내원일수 부풀려 청구 ▶급여대상 비용을 전액 환자에게 부담시킨 후 요양급여대상으로 청구 ▶실제 실시 또는 투약하지 않은 요양급여행위, 치료재료비용 및 약제비 청구 ▶의료행위 건수 부풀려 청구 ▶면허자격증 대여 및 위 · 변조 통해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인력을 근무한 것처럼 꾸며 청구 등의 방법으로 건보로부터 돈을 타냈다. 가족이나 친인척의 개인정보를 활용하거나 이전 개설기관의 환자 정보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부정수급이 많은데도 정부가 매년 진행하는 현장조사는 전체 요양기관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2019년 현지조사를 받은 기관은 976곳으로 전체 요양기관(9만4865개)의 1%뿐이었다. 2018년에는 1.1%(9만3184곳 중 1040곳), 2017년 0.9%(9만1545곳 중 816곳), 2016년 0.9%(8만9919곳 중 813곳), 2015년에도 0.8%(8만8163곳 중 725곳)만 조사를 받았다.  
 
최근 5년 요양기관 현지조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5년 요양기관 현지조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900곳 정도를 현지 조사하는데 이를 담당하는 인력이 부족해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고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4조에 따르면 공단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급여 비용을 수령한 요양기관을 신고한 사람에 대하여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부정 지급된 급여를 환수하기는 쉽지 않다. 강선우 의원은 “건보공단 등에 연도별 환수 금액을 요청했지만, 처분 과정에서 소송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환수 금액을 산출하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요양기관에서 매년 300억 원이 넘는 국민의 보험료를 거짓으로 받아가고 있는데도 담당부처인 복지부는 ‘인력이 없다’는 말만 하며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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