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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단지보다 1억 싼 재건축아파트, 전세계약해도 괜찮을까

중앙일보 2020.08.01 06:00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달립니다. 전세 매물도 씨가 말라가죠. 예비신랑 김모(33)씨 같은 예비 세입자들은 속이 탑니다. 그래도 죽으란 법은 없는 걸까요. 김씨는 3주간의 발품 끝에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를 찾아, 신혼집으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방 두 칸짜리 전용면적 50㎡(20평) 전세를 2억원대 중반이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재건축 예정이라 주변 단지보다 1억~2억원가량 싸다네요. 그런데 재건축 앞둔 단지, 바로 전세 계약해도 괜찮을까요?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재건축 추진 단지는

=재건축 아파트는 낡고 붕괴 위험이 있어 건물을 헐고 새로 지을 예정인 아파트를 말한다. 지어진 지 30년(재건축 가능 연한) 넘은 1970~1980년대 준공한 아파트가 현재 재건축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통상 새것은 비싸고, 낡을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자동차만 보더라도 사는 순간부터 감가상각이 일어나 값이 점점 하락한다. 하지만 아파트는 다르다. 그 속성 때문이다. 아파트값은 건물 가격과 그 건물을 지탱하는 땅값으로 이뤄진다. 건물 가격은 오래될수록 낮아지지만, 땅은 가치가 계속 오르기 때문에 이상하게도 '몸값'이 높아진다. 
 

#전세는 왜 저렴할까

=집값이 비싸다고 전셋값도 비싼 건 아니다. 재건축 아파트 전셋값은 비교적 싼 편이다. 매매가격에 투자가치가 반영돼 있다면, 전셋값은 '사용가치'를 의미해서다. 사용가치는 현재의 가치다. 재건축 단지는 건물 자체가 낡아 거주 측면에서 꽤 불편하다. 지하 주차장이 없어 주차난이 심각하고, 건물이 낡아 녹물이 나오기도 한다.
 
=대신 입지는 좋은 곳이 많다. 도심과 가까워 교통이 좋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이 때문에 직주근접성(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정도)을 따지는 맞벌이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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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해도 괜찮을까

=그러나 전세 계약 전에 따져봐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우선 재건축 단지가 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칫 전세 계약 기간 2년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재건축은 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추진위원회 설립→조합 설립→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일반분양 계획) 인가→이주·철거→착공·분양 순으로 진행된다. 관리처분계획은 사실상 재건축 사업의 마지막 단계다.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제44조에는 '재건축·재개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경우 임대차 계약의 계약 기간에 대해 주택 임대차보호법,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의 규정은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관리처분 단계를 밟은 곳의 경우 전세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해야 할 수도 있는 거다. 철거가 결정되면 세입자는 6개월이든, 1년이든 거주 기간과 상관없이 집을 빼줘야 한다. 통상 이주 공고가 나면 한 달 안에 이사해야 한다.

 
=노후로 인한 내부 수리 책임 문제도 있다. 보일러 등 시설이 낡아서 고장 난 거라면 집주인이 고쳐야 한다. 하지만 고장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집주인과 세입자가 '네 탓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결론은

=초기 자금이 적은 신혼부부라면 재건축 추진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같은 단지에서도 '층과 향이 좋은 매물'을 노리는 게 좋다. 거주 여건이 상대적으로 괜찮고, 나중에 집을 뺄 때도 금방 나가기 때문이다. 싼값에 2년, 4년간 거주하면서 돈을 차곡차곡 모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전세 계약 땐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파악해야 한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주거 안정성을 고려해서 되도록 사업시행 인가 이전 단계에 있는 곳을 구하는 게 좋다. 이 경우 관리처분 인가를 거쳐 이주까지 최소 2~3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만약 사정상 6개월, 1년 등 단기로 살길 원하면 관리처분 단계인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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