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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더 밀리면 끝장”…브레이크 없는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

중앙선데이 2020.08.01 05:00 697호 2면 지면보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주 본회의에서 부동산세법 등 남은 법안들도 통과시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입법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정책 의지는 확고하다”면서다. 이 같은 입법 강행에 미래통합당은 “국회법에 정해진 법안 심사 과정을 깡그리 무시하고 야당을 패싱한 채 군사작전하듯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마치 북한의 천리마 속도전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다음주 남은 법안들도 통과 의지
민주당 속도전 강행에 반발 거세
통합당 “군사작전하듯 일사천리”
노웅래 “다수결 폭력도 문제”

민주당이 이처럼 ‘속도전’을 이어가는 것은 무엇보다 부동산값 폭등에 따른 민심 이반이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노무현 정부 때도 유동성 과잉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고전하지 않았느냐”며 “‘더 밀리면 끝장’이란 위기의식 같은 게 당내에 있다”고 말했다. 서울 민심 달래기에도 나섰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 간담회에서 “신행정수도 완성은 결코 충청 발전 전략이 아니다”며 “지방분권의 가장 큰 수혜자는 서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통합당이 부동산법과 관련해 ‘묻지마 반대’로 일관해 민주당의 가속페달이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회 국토위 소속 민주당 관계자는 “결과만 보면 우리가 밀어붙였지만 통합당이 법안소위 구성에도 협조하지 않는 등 사실상 부동산법안 심사를 보이콧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처리하는 법안은 20대 국회 때 다 논의된 것들”이라며 “시장 상황을 감안해 부동산 관련법안까지는 최대한 빨리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거침없는 속도전이 176석이란 숫자 때문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당내 성향이 획일화됐다. 구조적으로 ‘쓴소리’를 하는 의원이 살아남을 수 없으니 브레이크도 걸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이 아니라 인적 구성이 문제”라는 얘기다.
 
실제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노웅래 의원 페이스북에는 이날 온종일 ‘악플’이 쇄도했다. 노 의원이 전날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다. 밀어붙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민주당 열성 지지자들은 “내부 총질하려면 통합당으로 가라” “금태섭 전 의원이 공천 탈락한 이유를 생각하라” 등의 댓글을 남겼다.
 
노 의원은 결국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중진으로서 끝까지 ‘협치’를 해보고자 노력했으나 상대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지금 모습을 보니 단독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음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고 적었다. 4선 의원이 강성 지지자들에게 하루 만에 백기 투항한 셈이다.
 
야당은 공세를 이어갔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집값 폭등은 박근혜 정부 때 통과된 부동산 3법 탓’이란 여권의 주장에 대해 “민주당 정권이 잘못해서 1~2년 사이에 가격이 오른 것”이라며 “왜 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해 집값이 올라갔다고 얘기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오현석·박해리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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