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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전격 시행…2년 뒤가 더 문제

중앙선데이 2020.08.01 00:46 697호 1면 지면보기
“집주인과 세입자 전화가 쏟아지고 있는데 규정도 모르겠고, 사례도 제각각이어서 곤혹스럽다.”  
 
정부가 31일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상한제(5%)를 전격 시행하자 임대차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집주인, 세입자, 부동산중개업소는 유례없는 법 시행에 ‘멘붕’이 됐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이 핵심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곧바로 대통령 재가와 관보 게재까지 진행했다. 1989년 주택임대차 계약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뀐 지 31년 만에 임대차시장에 대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바람에 시장에 나왔던 전세 물건은 거의 사라졌다. 서울 강남·마포·중계동 등지에선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서도 전세 물건이 1~2건에 불과하다. 서울 중개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전세 물건이 확 줄면서 전셋값은 급등하고 있고 집도 보지 않고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부 입장에선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셋값 상승 행진을 막을 2년의 ‘골든타임’을 벌었다. 시간 내에 주택 공급 등 제대로 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2년 후 전셋값 폭등, 전세의 월세 전환 등 부작용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임대차 시장을 통제할 수 있다고 보지만 임대차시장에선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불협화음이 생길 것”이라며 “전세가 줄면 결국 그 피해는 세입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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