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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146만3000원 못버는 4인가구 내년 생계급여 받는다

중앙일보 2020.07.31 19:23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말을 차단하는 투면 칸막이를 설치한 가운데 열린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말을 차단하는 투면 칸막이를 설치한 가운데 열린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달에 146만3000원을 벌지 못하는 4인 가구는 내년부터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복지사업의 수급자 선정과 밀접한 기준 중위소득을 2%대로 인상한 결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취약계층의 삶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가 이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준 중위소득 2.68% 인상 

보건복지부는 31일 제6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생보위)를 열어 내년도 급여별 선정기준 및 급여 수준 등을 심의ㆍ의결했다. 생보위에서 기준 중위소득을 올해보다 2.68% 올렸다. 다만 지난해 인상률(2.94%) 보다는 적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중위소득은 소득 순서로 줄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것을 말한다. 다시 ‘기준’ 중위소득은 보건당국이 기초생활보장 급여 수준과 수급 가구를 판가름하는 데 필요한 별도의 중심점이다. 기초생계급여를 비롯해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등 73개 복지정책의 기준이 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대란이 계속되는 4월 21일 서울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대란이 계속되는 4월 21일 서울 돈의동 쪽방촌 골목에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나머지 급여 지급기준도 줄줄이 올라  

이날 인상 결정으로 월 소득 146만3000원 이하인 4인 가족은 내년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생계급여는 기준 중위소득의 30%보다 적은 돈을 버는 이들이 대상이다. 소득이 기준보다 적으면 모자란 금액을 정부가 채워준다. 올해는 142만4752원 이하부터였다. 이번 인상 결정으로 나머지 급여지급 기준도 줄줄이 오르게 됐다.
 
정부는 그동안 기준 중위소득을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정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기반으로 정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의 표본 규모(2만 가구)가 가계동향조사(8000가구)보다 큰 데다 국세청 과세자료, 복지부 건강보험료 납부액 자료 등 행정자료를 보완해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기 때문이다. 가계동향조사는 고소득자의 소득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초생활보장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 3대적폐 폐지 공동행동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 기준중위소득 대폭인상 토한 생계급여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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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중위소득 인상률 낮아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그간 기준 중위소득 등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고 비판해왔다. 기준 중위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서다. 올해 복지부가 정한 기준 중위소득은 474만9000여원이지만, 실질적인 중위소득과는 수십만원 가량 차이 난다고 한다. 예산의 범위 안에서 짜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다.
 
이날 빈곤사회연대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2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생보위가 진행된 정부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위소득의 대폭 인상을 주장했다. 
 

"애매하게 가난하면 못 받아" 

빈곤사회연대 김윤영 사무국장은 “지난 3년간 기준 중위소득의 평균 인상률은 2%에 불과했다”며 “최저임금 인상률 1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김 국장은 “(기준 중위소득의) 낮은 인상률로 찢어지게 가난해야 복지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며 “애매하게 가난해선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생보위는 이날 제2차 기초생활보장제도 종합계획(2021~23년)을 의결하려 했다. 하지만 기준 중위소득 등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다음으로 연기한 상태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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