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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야구장서 무너진 생활방역…‘268명 음성’ 인천 성당은 달랐다

중앙일보 2020.07.31 13:29
 
 확진자 1명이 발생했지만 이후 신도 268명이 음성판정을 받은 인천의 성당. 심석용 기자

확진자 1명이 발생했지만 이후 신도 268명이 음성판정을 받은 인천의 성당. 심석용 기자

 
캠핑장과 야구장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생활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확진자가 나온 인천 한 성당의 대응은 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캠핑장 등에서는 추가 감염이 확산했지만, 이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본 268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31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에 사는 A씨(69)가 지난 2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폐렴 증상이 있던 그는 지난 27일 “가슴이 답답하다”며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역학조사에 나선 방역 당국은 A씨가 지난 26일 거주지 근처 성당을 방문한 사실을 파악했다. 
 
자택에 홀로 거주하며 한 달 전부터 이 성당을 다니기 시작한 A씨는 이날 본당에서 열린 오전 9시 미사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신도 260여명이 A씨와 같은 시간 미사를 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집단 감염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 28~29일 이틀에 걸쳐 교회 신도와 목회자 등 총 268명을 상대로 검체검사를 한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빛 발한 마스크 착용· 철저한 거리 두기

성당 내 목회자와 신도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철저히 거리를 둔 채 미사를 드린다. 심석용 기자

성당 내 목회자와 신도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철저히 거리를 둔 채 미사를 드린다. 심석용 기자

 
이 성당에선 어떻게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을까? 우선 성당 측은 지난 2월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내부로 들어올 수 없도록 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을 막기 위해 성가 책, 헌금 봉투 같은 공동물품 사용도 금했다. 종교시설 내 감염 우려가 커지자 미사에 이어 모든 교육 및 행사, 단체 소모임을 중단했다.
 
성당은 지난 4월 23일 미사를 재개했지만, 소모임은 계속 금지하는 등 방역수칙을 더욱 강화했다. 성당에는 발열 체크를 통과한 사람만 마스크를 쓴 채 입장시켰다. 또 성당은 바코드 리더기를 이용해 출입명단을 작성했다. 확진자 발생에 대비한 조치였다. 
 

성수 사용 않고 성가 연습도 금지 

미사 풍경도 달랐다. 원래 성당 신도들은 성수를 손에 묻힌 뒤 성호를 긋고 본당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성당 측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성수 운영을 금지했다. 또 거리 두기도 철저했다. 본당에는 2~3층에 걸쳐 긴 의자 여러 개가 놓여있다. 최대 1200명이 앉을 수 있는 규모지만 성당 측은 착석 인원을 제한했다. 첫 줄에 1명이 앉으면 두 번째 줄에는 2명이 앉도록 하는 등 의자에 화살표 스티커를 붙여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미사 중 성가 시간을 없앴고, 성가 연습도 금지했다.
 
성당 관계자는 “A씨가 26일 진행된 미사 네 번 중 오전 9시 미사만 드린 것으로 확인돼 당시 접촉한 신도들과 목회자를 파악해 검체 검사를 받게 했다”며 “A씨의 확진 소식을 들고 걱정이 됐는데 추가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인천의 성당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성수 사용을 금지했다. 심석용 기자

인천의 성당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성수 사용을 금지했다. 심석용 기자

 

수원교회도 신도 9000명 음성 판정  

인천의 성당 출입구를 지키는 지킴이들은 발열체크, 출입자 기록 등을 해야 한다. 심석용 기자

인천의 성당 출입구를 지키는 지킴이들은 발열체크, 출입자 기록 등을 해야 한다. 심석용 기자

 
이에 앞서 성도 9000명 이상인 수원 중앙교회에서도 지난달 27~27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나왔지만, 집단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원 중앙교회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 예배를 도입하고 식당 운영을 중지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5월 현장 예배를 재개한 후에도 성가대를 운영하지 않고 예배 시 거리 두기 등을 지켰다. 교회 신도인 모녀가 확진됐을 때도 언제 교회에 출입했고, 함께 예배를 드린 사람이 누구인지 신속히 파악해 대응에 나섰다.
 
당시 방역 당국은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로 교인에 대한 전수 조사는 필요 없고, 감염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결론 내렸다. 수원시도 “교회 내 집단 감염은 없으며, 확진자도 교회 예배가 아닌 밖에서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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