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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북한경제, 3년 만에 다시 살아났다…왜?

중앙일보 2020.07.31 12:00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증가로 전환한 것이지만, 이를 두고 북한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닭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닭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北경제 3년만 상승 전환…농림어업·건설업이 견인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 결과'에 따르면 2019년 북한의 실질 GDP는 전년에 비해 0.4% 증가했다. 2016년 2.9%를 기록한 북한 실질 GDP 성장률은 2017년 -3.5%, 2018년 -4.1%로 2년간 감소세를 확대하다가 3년 만인 지난해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국과 북한의 경제 성장률. 한국은행

한국과 북한의 경제 성장률. 한국은행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과 건설업이 증가로 전환되고 광공업의 감소폭이 크게 축소하면서 실질 GDP 소폭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해 북한의 농림어업은 농산물과 수산물 생산이 동시에 늘면서 전년 대비 1.4% 증가했는데, 이는 주요 작물이 자라나는 생육기간(5~9월) 기상여건이 전년 대비 개선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북한의 건설업 생산은 관광지구 개발, 발전소 공사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2.9% 상승했다. 그 결과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0.9% 증가했으며 전기가스수도업에서도 화력발전 생산은 늘었다.
 
북한의 핵심 산업인 광공업 생산 성장률은 지난해 -0.9%를 기록하며 전년(-12.3%) 대비 감소세를 크게 축소했다. 광업 생산 성장률이 -17.8%에서 -0.7%로, 제조업 생산 성장률이 -9.1%에서 -1.1%로 감소세를 축소한 데 따른 영향이다.
 

안보리 제재 길어지자 '살 길' 찾아나선 北 

지난해 북한 주요 산업이 전년 대비 회복하게 된 것은 2017년말 '결의 2397호'를 끝으로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추가로 내려지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나름대로의 '살 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산업별 성장률. 한국은행

북한의 산업별 성장률. 한국은행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지난해 북한의 경제 성장률이 소폭 플러스를 나타냈는데 그 배경을 보면 UN 안보리 대북 경제 제재 조치가 2017년말 이후로 더 강화되진 않았다는 점이 있다"며 "제조업에서 시계 부분품 생산 업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그 이유도 외화 획득을 위해 (안보리) 제재를 받지 않으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UN 안보리 대북제재의 범위를 피해 생존하려는 북한의 노력은 대외교역을 통해서도 관찰된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32억4000만 달러로 전년(28억4000만 달러)에 비해 14.1% 증가했다. 수출은 시계 및 부분품(57.9%), 신발·모자·가발(43%) 등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섬유제품(23.6%), 플라스틱·고무(21.3%), 식물성제품(29.2%) 등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2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팀장은 "(UN 안보리 제재조치가 더 강화되지 않는)그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됐는데 이는 신발·모자·가발, 플라스틱·고무·식물성 제품 등 비제재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여전히 안보리 경제제재 때문에 제재품목의 수출입 교역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회복국면은 아냐…올해는 코로나19로 부정적" 

마스크 쓴 북한 주민들. 사진은 4월1일 평양 풍경. AP=연합뉴스

마스크 쓴 북한 주민들. 사진은 4월1일 평양 풍경. AP=연합뉴스

지난해 북한 경제가 소폭 상승 전환한 것을 두고 경제의 회복 국면이 시작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이 팀장은 "(북한 경제가)3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게 본격적 회복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가장 핵심산업인 광공업 성장률이 여전히 마이너스이고, 대외교역 규모가 소폭 플러스(32억4000만 달러)긴 하지만 대북제재 이전(2011~2016년) 연 평균 68억2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올해 북한 경제 역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피치(Fitch)의 컨설팅업체 피치솔루션스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대북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사태로 이중고를 겪는 북한의 올해 GDP가 지난해보다 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 팀장 역시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됐기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축소된 건 사실인 것 같다"며 "당연히 이게 북한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만 아직 정확한 기초자료 등을 확보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2020년 북한 경제성장률이 정확히 어떻게 될 지를 말하긴 어려운 단계"라고 평가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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