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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동훈 메신저 비번 바꿔 돌려줬다···수사팀 감청 논란

중앙일보 2020.07.31 11:57
삽화2=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삽화2=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시민의 ‘수사 중단·불기소’ 권고에도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수사가 강행되고 있다. 수사팀은 최근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의 유심(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USIM) 카드를 압수수색해 공기계로 접속한 뒤 메신저 비밀번호를 바꿔서 돌려준 것으로 확인돼 ‘감청’ 문제가 제기된다.

감청 문제점 제기…수사 강행 ‘촌극’까지

 
수사팀의 수사 강행 기조는 그간 확보한 증거 중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없다는 게 배경으로 거론된다. 초유의 ‘검사 육탄전’이 벌어지게 된 요인으로도 수사팀이 추가적인 증거 확보에 조급해 하다가 사달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검찰 안팎의 추측이 나온다.
 

유심 압수수색…공기계 접속 후 반환

 
30일 검찰에 따르면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최근 한 검사장 소환과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 검사장은 KBS 오보 과정에 서울중앙지검 간부가 연루된 점을 지적하며 수사팀의 합리적인 설명 이후 출석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수사팀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한 검사장의 유심을 지난 29일 압수수색했다. 메신저인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등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사팀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을 확보한 뒤 다른 공기계로 접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로부터 압수한 유심을 공기계에 꽂아 인증코드를 발송 받아서 메신저 내용을 확인하는 수사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수사팀은 2시간30분가량 작업을 진행한 뒤 한 검사장에게 유심을 돌려줬다. 수사팀이 유심을 돌려준 뒤 한 검사장의 메신저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한동훈 검사장(왼쪽) 정진웅 부장검사 (오른쪽) [연합뉴스]

한동훈 검사장(왼쪽) 정진웅 부장검사 (오른쪽) [연합뉴스]

수사팀, 스모킹 건 확보에 조급했나

 
그간 수사팀이 확보한 증거들로는 피해를 주장하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와 ‘제보자 X’ 지모씨의 진술, 앞서 구속된 이모 전 채널A 기자와 피의자 조서,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지난 2월13일 부산에서 나눈 대화의 녹취록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사 핵심 대상인 한 검사장의 공모 여부를 확인할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이 전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공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증거를 계속 확보하겠다는 게 수사팀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장의 유심 압수수색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추측이 나온다. 
 
다만 수사팀의 수사 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된다. 구태언 변호사(법무법인 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심을 공기계에 꽂아 인증번호를 받는 순간 ‘불법 감청’”이라며 “감청영장을 미리 받았어야 했다. 감청영장을 받았더라도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증거를 수집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도 “형사소송법 120조에 따르면 ‘압수수색 과정에서 기타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다”며 “이 조항에 감청을 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고, 법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 검사장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고소하면 수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은 감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실시간이나 향후 통신내역을 봤으면 감청이 되겠지만 수사팀은 유심 카드를 압수한 2시간30분 동안에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자료를 특정해서 봤다”며 “감청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검사 선서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 검사 선서가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 “중단” 권고했지만 수사 계속

 
지난 24일 시민의 시각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는 한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불기소를 권고했다. 이에 수사팀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서 불기소 등 처분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수사심의위 이후 수사팀은 한 검사장 소환 및 압수수색에 나섰다. 한 검사장은 KBS 오보 과정에 서울중앙지검 간부가 연루된 점을 지적하며 수사팀의 합리적인 설명 이후 출석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수사팀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한 검사장의 유심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정진웅(52·29기)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정 부장검사는 한 검사장이 변호인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풀려 하자 '압수물 삭제 의도가 있다'며 그를 제지했다. 육탄전까지 벌어진 압수수색은 결국 고소전으로 이어졌다. 한 검사장은 서울고검에 정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했다.
 
나운채·김민상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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