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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데없는 '대선 연기' 폭탄···트럼프 측근도 대놓고 퇴짜

중앙일보 2020.07.31 06:37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트위터를 통해 '선거 연기'에 대해 운을 띄웠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트위터를 통해 '선거 연기'에 대해 운을 띄웠다. [로이터=연합뉴스]

'대선 날짜를 연기하는 게 어떠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워싱턴 정국이 또 한 번 흔들렸다. 
 

트럼프 "안전할 때까지 대선 연기?" 트윗 논란
역사학자 "남북전쟁, 대공황 때도 연기 안 해"
"선거 기다려진다"던 4월 발언 뒤집은 것
공화당 측근도 "연기는 좋은 생각 아니야"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의 트윗을 올린 것은 30일(현지시간) 오전 8시쯤. 
우편투표가 조작될 수 있으니 사람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게 어떻겠냐는 내용이었다.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가 당장 트윗으로 반박했다.  
 

"미국 역사상 한 번도 '대통령 선거 연기'를 한 적이 없다. 심지어 남북전쟁이나 2차 세계대전 때도 없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몇 년 전부터 대립각을 세워 온 MSNBC 아침프로 '모닝 조'의 진행자 조 스카버러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숫자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이해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은 최악이고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뒤지고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코로나19와 관련한 음모론을 실어날랐다. 이제는 대선 연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민주당 의원들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 의원과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맥카시 의원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30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맥카시 의원은 "연방 선거 역사상 선거가 제때 열리지 못한 적은 없다"며 "우리의 선거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에서 반대하면 선거일을 미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의원조차도 "선거를 미루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헌법상 '대선은 11월 첫 번째 월요일 이후 화요일' 

 
대통령 선거 날짜는 헌법상 정해진 내용이다. 
예전에는 주마다 선거일이 제각각이었지만 1845년 연방의회가 11월 첫 번째 월요일 이후 화요일에 대통령 선거를 한다고 법으로 정했다. 
11월 초로 잡은 것은 수확 철과 혹한기를 모두 피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 월요일 이후 화요일이 된 것은 상인들이 장부 처리를 하는 매달 초하루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브리태니커)  
 
따라서 이번 대선은 11월 3일이 됐다.  
 
민주당의 경쟁 상대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4월 한 행사에서 이미 이런 상황을 예고한 바 있다.
 

"내 말 명심하세요. 그(트럼프)는 선거를 뒤로 미뤄버리려고 할 겁니다. 왜 그날 선거를 할 수 없는지 여러 이유를 가져다 대겠죠."  

 
바로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 자리였다.
 

"나는 선거 날짜 옮기는 것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왜 그래야 하나? 11월 3일은 아주 좋은 날짜다. 나는 지금 선거가 기다려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의 공보담당인 팀 머타 역시 "(바이든의 주장은) 앞뒤가 안 맞는 음모론"이라며 "현실감각을 잃은 후보가 횡설수설한다"고까지 혹평했다.
하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연기' 이야기를 꺼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예고대로 됐다.    

 
'제대로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메인 트윗으로 고정해 놓았다.

'제대로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메인 트윗으로 고정해 놓았다.

 
이런 집중포화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된 해당 트윗을 오히려 자신의 '메인 트윗'으로 고정해 대문에 걸어놨다. 
자신의 계정을 찾은 모든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이 트윗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기세를 되돌리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혹시 모를 패배를 대비한 안전장치일지. 
또 한 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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