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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부동산 백지신탁제…입법에도 영향력 커진 이재명

중앙일보 2020.07.31 05:00
이재명 경기지사가 조만간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친필 서명 편지를 보낸다. 고리대금 이자율을 현행 최고 24%에서 10%으로 내리는 입법을 요청하는 내용이라고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전했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에도 친전을 통해 병원 수술실 CC(폐쇄회로)TV 설치 의무화를 위한 입법을 여야 의원 모두에게 당부했다. 이 내용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대표발의(의료법 개정안)했다. 그는 지난 9일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가 철회한 뒤, 지난 24일 법안을 손질해 다시 발의했다. 다만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 지사의 친전 때문에 철회한 건 아니고 의원실 내부 토론 결과”라고 부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기본소득 연구포럼 창립총회 및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이 지사는 이달 초 페이스북에 “국회와 정부에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혼란과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제1정책으로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 입법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신정훈 민주당 의원이 지난 17일 같은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 의원은 법안을 제안한 이유를 “부동산 매각 또는 신탁 제도를 도입해 부동산 정책 전반 및 공직 사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 경제 정의의 토대를 새롭게 다지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지난달 29일 개최한 ‘산업재해 예방 토론회’ 이후엔 윤준병 민주당 의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윤 의원은 지난 15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장관의 위임을 받아 광역자치단체에 근로감독관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101조 2항 신설 등)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른바 ‘지자체 노동경찰제’다. 이 지사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안전 노동을 위한 윤 의원의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낸 자필 서한문. [사진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여야 국회의원 300명에게 보낸 자필 서한문. [사진 경기도]

경기도가 내달 토론회 개최를 계획 중인 기본주택 이슈에도 여러 의원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은 소득·자산·나이 등으로 조건과 제한을 두어왔을 뿐 아니라 위치도 좋지 않고 면적도 좁고 품질도 낮아 오래 살기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기본주택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조건 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기본소득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썼다. 
 
경기도는 월 1회 이상 국회에서 토론회를 연다. 대개 이 지사가 먼저 띄우는 파급력 높은 이슈 위주라 정치권의 주목도가 높은 편이다. 경기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토론회나 이 지사 발언 이후에 자료를 요청하는 의원실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20대 국회 때보다 지금이 확실히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오른쪽)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다만 ‘이재명표’ 정책을 입법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을 ‘이재명계’로 낙인을 찍는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민주당 의원실 보좌진은 “이번에 발의된 법안들은 과거에도 꾸준히 관심을 받던 주제다. 이 지사의 발언으로 탄력이 붙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 지사를 개인을 지지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30일 오전 경기도청에서 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을 만났다. 경기도의원 간담회를 마친 이 의원이 도청을 방문하면서 만남이 이뤄졌다. 약 10분간의 비공개 면담 이후 이 의원은 “정책 얘기도 일부 있었고 다른 좋은 얘기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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