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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경영] 디지털 강화, 글로벌 협업 … 기술력으로 ‘위드 코로나’ 넘는다

중앙일보 2020.07.31 00:04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장기화된 코로나19는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됐다. R&D로 기술 체력을 길러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이 는다. 삼성전자는 첨단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엔지니어들. [사진 삼성전자]

장기화된 코로나19는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됐다. R&D로 기술 체력을 길러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이 는다. 삼성전자는 첨단 EUV 공정 적용을 확대해 최첨단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엔지니어들. [사진 삼성전자]

인체는 면역력, 기업은 기술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겨내는 비결은 인체와 기업이 다르지 않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자, 기술로 ‘경영 근력’을 다지는 기업들이 있다. 디지털 전환, 인재 확보, 고부가 기술 확보 등 기술 개발(R&D)로 ‘위드 코로나(코로나가 계속되는 상태)’ 대비에 한창이다. 
 

‘경영 근력’ 다지는 기업들
대형 M&A로 글로벌 플랫폼 구축
대규모 연구단지 조성해 인재 양성
원료 국산화 등 고부가 기술 확보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로 이식

코로나19로 찾아온 비대면 사회는 기존 유통업을 위축시킬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과감한 디지털 전환에 나선 기업들에는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로 이식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GS리테일은 ‘고객은 매장에 들어가 물건을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되는’ 미래형 편의점을 선보였다. 지난 1월 문을 연 GS25 을지스마트점은 모든 과정을 인공지능(AI)이 한다. QR코드로 입장객을 인식하고, 스마트카메라가 고객 행동을 인지·학습하며, 매대의 무게 감지 센서가 고객이 어떤 물건을 얼마나 골랐나 파악하면, AI 시스템이 자동 결제해 영수증을 보낸다.
롯데마트는 주문 2시간 내 도착하는 ‘바로배송’으로 물류의 개념을 바꿨다. 지난 4월 중계점·광교점에 선보인 이 서비스는 단지 배송시간을 줄이는 차원이 아니다. 롯데마트가 물류 거점으로 변신해, 신선식품·간편식·반찬을 보관했다 원할 때 꺼내 받는 ‘고객의 냉장고’가 된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 15일 선보인 온라인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닷컴’은 K뷰티 마니아의 놀이터다. 450개 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고, 직접 써본 구매자의 후기를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이뤘다.
 

글로벌 협업·투자 … 세계 플랫폼 확보

현대모비스는 검증된 자동차 부품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글로벌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의 모빌리티를 선도하는 러시아 얀덱스와 자율주행 레벨 4 이상의 로보택시를 함께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 라이더 센서의 강자인 미국의 벨로다인 사에 6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플랫폼을 확보했다. 지난해 약 3조원 가치의 미국 대형 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를 인수해,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 등 미국 3만여 점포에 ‘비비고’ 브랜드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의 미국 생산 기지는 4배, 유통 채널은 10배 늘게 됐다.
 

헬스케어·바이오 등 R&D 가시적 성과

SK그룹은 헬스케어 사업에서 성과를 얻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최근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와 수면장애 치료제인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의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60만 달러(약 4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경기도 평택 메모리 반도체 공장에 공사 착수한 파운드리(주문생산) 라인은 오는 2021년 하반기 본격 가동된다. 회사는 지난해 화성 S3 라인에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으로 7나노(㎚) 양산을 시작한 뒤 지난 2월 화성 V1 라인도 가동해 생산 규모를 늘려왔는데, 평택 라인이 가동되면 초미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최첨단 제품 생산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고부가가치, 원가 경쟁력으로 승부

‘고부가 기술 확보’는 R&D의 최종 목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5월 이에 한 발짝 다가섰다. 고급 광학 렌즈의 원료인 고순도 자일릴렌 디이소시아네이트(XDI)의 국산화에 성공, 상업 생산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전남 여수사업장의 연간 생산량 1200t은, 일본 미쓰이케미칼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이로써 일본 미쓰이케미칼의 시장 독점이 깨지고, 국내 광학 렌즈 생산업체도 XDI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게 됐다.
포스코는 철강 분야에서 원가 경쟁력이 높은 프리미엄 판매 군을 강화해 글로벌 수익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건설 시장의 프리미엄화를 위해 강건재 통합 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를 내놓았다. 친환경과 독창성을 갖춰, 시공자뿐 아니라 최종 소비자도 알아보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기술 개발의 꽃, 인재 양성 주력

기술을 이끄는 건 사람이다. 기업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인재 양성과 확보에 나섰다.
LG는 총 4조원을 투자한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대학과 스타트업에 개방해, 거대한 R&D 생태계를 조성했다.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부지에 20개 연구동이 들어서, 연면적으로 여의도 3분의 1 규모다. 이곳에는 LG의 8개 계열사 1만7000여 연구 인력 외에도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들이 입주해 로봇공학·인공지능(AI)·가상현실(VR)·빅데이터 등을 연구하며 인적·기술적 교류를 하고 있다.
LG전자는 AI 인재에 집중한다.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인도 벵갈로 등 글로벌 5개 지역에 AI 연구소를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AI와 강화학습 알고리즘, 딥 러닝, 컴퓨터 비전 등을 접목한 영상지능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죠셉 림 USC 컴퓨터공학부 교수를 인공지능연구소에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는 채용부터 바꿨다. 디지털·IT 분야 인재를 적시에 확보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상시 채용에 나선 것. 그룹의 채용 공식 유튜브 채널 ‘엘리크루티비 (L-RecruiTV)’에는 프로그래밍, 빅데이터, UX·UI 분야 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일상과 직무를 소개한다. 하반기에는 프로그래밍 교육기관 ‘멋쟁이 사자처럼’과 해커톤을 진행하고 그룹 차원의 공모전도 열어, 수상자에게 채용 특전을 줄 예정이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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