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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한수원, 월성1호기 폐쇄 결정 때 회의록 조작”

중앙일보 2020.07.31 00:02 종합 8면 지면보기
한국수력원자력이 2018년 6월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하면서 이사회 회의록을 조작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 등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는 30일 기자회견에서 “한수원이 2018년 6월 15일 긴급 이사회 회의록 내용을 일부 축소하거나 발언 순서를 변경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발언 삭제·축소, 순서도 달라”
한수원 측 “요약·정리했을 뿐”

이 단체는 한 제보자에게서 받은 회의 녹음 파일을 근거 자료라며 제시했다. 해당 파일과 회의록을 비교하면 월성 1호기의 경제성 관련 이사의 발언은 삭제 또는 축소되고 진행 순서도 원래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표결 종료 뒤 발언이 회의록에 반영되고 사전 공모 느낌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삭제·편집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시민단체는 “조작된 이사회 회의록이 2018년과 2019년 국정감사 증거자료로 제출됐다. 감사원에도 변조된 자료가 제출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의사록은 회의에서 나온 내용을 그대로 담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항을 요약·정리하는 것”이라며 “전체 발언 요지는 그대로 담겼기 때문에 조작된 회의록을 제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발언 순서가 바뀐 것은 “해당 질문을 안건 의결이 끝난 다음에 한 것은 맞지만, 발언을 회의록에 포함해 달라고 동의를 구한 뒤 회의록 중간에 삽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018년 3월 사장 공모 과정에서 제출한 직무계획서에서 ‘연내 조기 폐쇄 관련 의사결정을 하겠다’ 등을 적시한 부분도 논란이다. 시민단체는 “한수원 사장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모의한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수원은 “정부 정책에 입각해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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