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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임명되자 바뀐 '대외안보정보원'…대공수사권 없앤다

중앙일보 2020.07.30 19:38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귀엣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왼쪽)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당정청 협의에 참석해 귀엣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가정보원의 명칭이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뀌면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은 경찰로 넘어간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30일 국회에서 권력기관 관련 당·정·청 회의를 열고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과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발표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회의 후 “국정원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개칭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정치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대외안보정보원’으로 이름이 바뀌면 21년만에 개칭이다. 그간 중앙정보부(1961~1980년)→국가안전기획부(1981∼1998년)→국가정보원(1999년~현재) 등 정권이 바뀌면 국가 정보기관의 명칭도 바뀌어 왔다.
 
구체적 개편 방안은 ▶국내 정보 및 대공수사권 삭제 ▶국회 정보위원회·감사원의 통제 강화 ▶감찰실장 직위 외부 개방 ▶(예산) 집행통제심의위원회 운영 ▶기관의 정치참여 등 불법행위시 형사처벌 강화 등이다. 
 
국정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여야 합의를 끌어내 연말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대공’ 범위 두고 논란

향후 여야 협상 과정의 예상되는 쟁점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삭제 및 경찰 이관이다. 국정원법 3조(직무)에는 국외정보와 국내 보안정보(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에 대해 수집하고 수사할 수 있도록 명기돼 있다. 이 가운데 대공 업무를 삭제하는 게 개정안의 핵심이다. 국정원에 국외 정보·안보 기능만 남기고 간첩수사 업무는 경찰로 넘겨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연합뉴스

논란은 대공 분야 경계의 모호성이다. 대공수사권 이관 후 국정원에 남게 되는 국외·북한 및 방첩·대테러·국제범죄조직 정보도 대공 분야와 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허태회 선문대 교수(전 국가정보학회장)는 “정보활동은 서로가 연관돼 있어서 대공과 대테러 등 분야를 나누기 어렵고 국내·외도 구분 짓기 쉽지 않다”며 “최근 온라인을 통한 간첩 행위도 잦은 상황에서 지역·분야를 가위질하듯 잘라낸 것은 이상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대공수사권이 이관되면서 국정원이 수행하게 될 대북정보 획득 기능 역시 약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경찰의 전문성은?

경찰이 갑작스레 넘어온 대공수사업무를 제대로 이행할지도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대공수사권은 주 표적인 북한을 잘 아는 기관이 해야 한다"며 “해외에 네트워크가 광범위한 국정원과 달리 경찰엔 그런 네트워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검찰 공안부장 출신 김웅 통합당 의원은 “경찰에 대공수사권을 모두 맡기는 것은, 붕어 낚시하던 사람에게 바다에서 고래 잡아 오라고 시키는 격”이라고 주장했다.
 
여권발 국정원 개편안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되어온 ‘적폐청산’ 기조와 관련이 있다. 정보기관이 권력유지의 방편으로 유지됐다는 판단에 따라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의 제언에 따라 국정원은 국내정보수집 담당관(I/O)을 폐지했다.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국정원 개정안을 입법했지만 여야 합의 불발로 폐기됐다.

 
미래통합당은 여권의 국정원 개편이 안보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정보가 없는 경찰이 대공사건을 수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국정원 개편안도 결국 문패만 바꿨을 뿐 국정원의 대공수사 무력화 선언”이라고 말했다.
 

김효성·김기정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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