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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코고는 소리…'공포의 방' 된 에어비엔비 피해사례 보니

중앙일보 2020.07.30 17:00

“쉿! 우리 말고 여기 누가 있는 것 같아.”

 
지난 27일 오전 1시. 휴가철을 맞아 여수로 놀러 간 20대 여성 A씨는 친구의 말에 공포를 느꼈다. 에어비앤비 숙소 위층에선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복층 주택 전체를 단독 사용한다’는 안내문을 보고 예약한 숙소였다. 그런데 계단에는 ‘개인 공간이니 올라가지 말아달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수상히 여긴 A씨는 경찰을 불렀다. 경찰 조사 결과 위층에서 코를 곤 사람은 숙소 주인이었다.
 
돌이켜보면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저녁 무렵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자 곧바로 주인에게 '노랫소리가 너무 난답니다'란 문자 메시지가 왔다. 그래도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방음이 취약한 숙소라고만 생각했다. 경찰을 부르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한 A씨는 환불 조치를 받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에어비앤비는 집주인(호스트)과 손님(게스트)를 연결해 주는 공유숙박 서비스다. [에어비앤비 뉴스룸]

에어비앤비는 집주인(호스트)과 손님(게스트)를 연결해 주는 공유숙박 서비스다. [에어비앤비 뉴스룸]

A씨 사연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A씨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위층은 창고라고 생각해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모르는 사람과 하루를 함께 머물렀다는 생각에 무서웠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여수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한 A씨가 주인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오른쪽 사진은 A씨가 예약한 숙소 정보. [A씨 제공]

지난 26일 여수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를 예약한 A씨가 주인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오른쪽 사진은 A씨가 예약한 숙소 정보. [A씨 제공]

A씨는 즉각 에어비앤비 측에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지만 30일 현재까지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A씨는 “사이트 예약 창에 ‘주택 전체 단독 사용’ 문구를 수정해달라고 했는데 바뀌지 않았다”며 “해당 숙소가 8월까지 예약자가 꽉 차 있는 상태라 주인이 여전히 생활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문의했더니 저희보고 직접 예약해서 확인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해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해당 호스트에게 경고했고 교육도 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플랫폼 퇴출 조치까지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비슷한 피해를 봤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글쓴이는 “이태원에 있는 에어비앤비를 사용했는데 도어락 걸어놓은 문을 누가 열려고 해서 보니까 집주인이었다”며 “대뜸 와서는 냉장고에서 아들 음식 가지러 왔다고 말하는데 황당했다”고 적었다.  
 

범죄 온상될까 논란

숙박공유 서비스가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에어비앤비 이용객 피해 사례가 알려지면서다. 정부는 지난 5월 외국인에게만 허용한 공유 숙박업을 내국인에게도 허용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를 돕기 위해서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방을 빌려준 뒤 불법촬영을 시도한 남성이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 이 남성은 2018년 6월 서울 성동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 탁상시계형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방을 빌린 여성을 불법 촬영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해 1월 남성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해외에선 지난해 3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남부 소재 에어비앤비에서 불법촬영 카메라가 발견됐다. 2017년에는 한국인 여성 5명이 일본 후쿠오카의 한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소비자 피해 사례를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지옥(Airbnb Hell)’이란 사이트도 등장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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