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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ELS 리스크'에 놀란 금융위…ELS 발행 문턱 높인다

중앙일보 2020.07.30 13:25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주가연계증권(ELS) 리스크로 비상이 걸렸다. ELS 발행이 많은 국내 대형증권사들이 해외 투자은행으로부터 조(兆) 단위의 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마진콜)를 받으면서다. 증권사들의 추가 증거금 마련에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달러화를 구하지 못한 증권사가 부도 직전까지 갔다”고도 했다. 결국 이같은 위기는 금융당국과 한국은행 등이 총출동한 후에야 잠잠해졌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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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국내 증권사들의 100조원 규모의 ELS 등 파생결합증권 단속에 나섰다. 손실 위험이 있는 파생결합증권을 부채로 더 많이 반영해 발행규모를 스스로 줄이게 하는 방법이다. 금융당국은 3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떠오른 ELS…금융 충격 주범으로?  

파생결합증권은 주가 등 기초지수의 변동에 따라 연동해 손익을 보는 투자 상품이다. 주가지수와 연계되는 ELS와 금리 등과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S)이 대표 상품이다. 시장규모가 2010년 22조4000억원에서 올해 4월 107조8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떠올랐지만, ELS는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국내 금융시장에 확산시키는 주요 경로로 꼽힌다. ELS는 안전자산인 채권 외에 기초지수의 변동 위험에 대비해 해외 선물 등 파생상품으로 일부 자산을 구성한다. 국내 증권사가 직접 해외 파생상품을 사는 자체헤지 방식과 수수료를 지급하고 해외 증권사가 파생상품을 사는 백투벡헤지 방식이 있다. 기초지수가 급락할 경우 자체 헤지를 하는 증권사들은 추가 증거금을 직접 구해 외화로 납입해야 한다.  
 
ELS 등 파생결합증권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리스크. 금융위원회

ELS 등 파생결합증권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리스크. 금융위원회

지난 3월 코로나19로 해외지수가 급락할 때 국내 증권사가 ELS 자체헤지 목적으로 해외거래소에 송금한 외화증거금만 10조1000억원이었다. 문제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이같은 자금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기업어음(CP)과 환매조건부채권(RP)을 국내 시장에 대규모로 팔아 원화로 바꾼 후, 이를 다시 달러로 환전했다. 이 과정에서 CP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했고, 환율도 올랐다. 결국 한국은행이 나서 무제한 RP 매입 등을 시작한 후에야 CP금리가 안정됐다.

  

총량제 대신 건전성 규제로 발행량 감축 나서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초에는 자기자본 대비 판매량을 제한하는 총량제도 검토됐지만, 레버리지규제 등 우회로를 택했다.  
 
우선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 규제가 강화된다. 증권사 레버리지비율은 1300%(권고 1100%) 이하로 제한되는데, 그동안 모든 자산(자본+부채)에 대해 동일한 가중치가 적용됐다. 앞으로는 원금비보장형 ELS 등의 발행액이 클수록 부채 반영비율이 가중된다. 자기자본 대비 ELS 등의 잔액이 50%를 초과할 때부터 가중치가 적용돼 최대 200%까지 적용된다. 다만 투자자의 손실이 20%로 제한되거나 코스피 등 국내지수 위주의 ELS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오히려 50%로 완화시킨다. 금융위는 이같은 레버리지비율 규제 강화를 통해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가 10~20% 줄어들 걸로 보고 있다.  
  
원화 유동성 비율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유동성 비율은 잔존만기가 3개월 이내인 부채 중 즉시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의 보유 정도다. 증권사는 이 비율이 100%를 넘어야 한다. 금융당국은 파생결합증권을 발행하는 모든 증권사가 최종만기가 아닌 조기상환 시점을 기준으로 유동부채를 산정하게 했다. 그동안 ELS는 최종만기(통상3년)을 기준으로 잔존만기를 산정해 발행잔액의 15% 정도만 유동부채로 산정됐다. 이같은 규제가 적용되면 조기상환 3개월짜리 ELS는 증권사의 유동부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잔액에 따른 부채 가중 적용 비율. 금융위원회

자기자본 대비 파생결합증권 잔액에 따른 부채 가중 적용 비율. 금융위원회

헤지자산의 10~20%를 단기간에 현금화가 가능한 외화현금, 미국 국ㆍ공채 등 외화 자산으로 보유하는 규제도 도입된다.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헤지자산의 대부분을 여전채 등 국내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증권회사의 자체 리스크 관리 역량도 강화된다. 증권사들은 기초자산이 하루 만에 50% 하락하는 상황까지 대비한 시나리오를 짜야 한다.  
 

투자자 보호 위해 상품 정보 쉽게 설명  

투자자 보호를 위해 파생결합증권 관련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통합 정보 플랫폼도 마련된다. 파생결합증권의 상품명도 ELS 등의 용어에서 상품특성과 위험도에 따라 지수연동형, 손실제한형 등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새로 분류된다. 만기 전에도 매도할 수 있는 플랫폼도 2021년 말까지는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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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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