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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불법 유통사범 4명 형사입건…‘가짜석유’ 750ℓ 팔았다

중앙일보 2020.07.30 11:48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석유판매업소 주유원 A씨는 지난 5월 경유에 등유를 65% 섞은 ‘가짜 석유’ 2517ℓ를 제조했다. A씨는 이 중 300ℓ를 경유로 속여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공사현장에 판매하다 적발됐다.
 

경유에 등유 최대 70% 섞어 팔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30일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 북부본부와 6개월에 걸친 공조 수사 끝에 석유 불법유통 사범 4명을 형사입건했다.   사진은 허용적재용량을 초과한 이동주유차량을 이용해 이동판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이 30일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 북부본부와 6개월에 걸친 공조 수사 끝에 석유 불법유통 사범 4명을 형사입건했다. 사진은 허용적재용량을 초과한 이동주유차량을 이용해 이동판매하는 모습. 연합뉴스.

 A씨처럼 가짜석유를 대량으로 제조·판매한 업자들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30일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북부본부와 함께 6개월에 걸친 공조 수사를 벌인 끝에 석유 불법유통 사범 4명을 형사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3명은 등유를 최대 70%까지 경유에 혼합한 가짜석유 752ℓ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검거 당시 이들이 보관 중이던 가짜석유 총 4274ℓ를 압수했다.
 
 A씨 외에도 경기도 동두천의 한 석유판매업소 주유원 B씨도 지난 5월께 등유가 70% 섞인 가짜석유 176ℓ를 서울시 송파구 소재 공사장 굴삭기 업자에게 판매하다 적발됐다. 적발 당시 B씨가 보유한 가짜석유는 1089ℓ에 달했다. 지난 2월에는 서울 성북구의 석유판매업소 대표 C씨도 경유에 등유 20%를 섞어 총 668ℓ를 제조, 총 186ℓ를 판매하다 적발됐다.
 

가짜석유, 車부품 훼손·출력 1.5%↓ 피해 

강대혁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북부본부장(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가짜석유' 제조·판매 검거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가짜석유 판별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강대혁 한국석유관리원 수도권북부본부장(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가짜석유' 제조·판매 검거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가짜석유 판별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가짜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고급휘발유나 보통휘발유를 섞거나, 경유에 선박용 경유 등을 섞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박재용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가짜석유를 사용하면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증가할 수 있다”며 “건설 기계 고장으로 공사장 안전관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석유관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등유 등 가짜경유를 자동차 연료로 사용했을 경우 윤활성이 저하돼 차량에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고압펌프나 인젝터 등이 파손될 수 있다. 자동차의 연비는 최대 3%, 출력은 최대 1.5%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 외에도 질소산화물(NOx), 탄화수소(THC) 등 유해 배출가스가 각각 24%, 14% 증가할 수 있다.
 

이동판매 허용량 초과 판매 사례도

 
 주유소의 '이동판매 허용 적재량'을 초과해 판매한 사례도 적발됐다. 지난 3월 경기도 하남의 석유판매업소 대표 D씨는 총 6㎘의 이동 주유 차량을 이용해 하남에 위치한 공사장의 콘크리트 펌프카에 총 200ℓ의 경유를 주유하다 적발됐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르면 석유류 적재 용량은 총 5㎘로 제한하고 있다. 석유류 이동판매 시 사고, 전복 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해당 법에 따르면 이동판매방법 위반 등 영업방법을 위반해 석유를 판매할 경우 총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적발된 사례에 대해 관할 구청 단위로 사업정지, 등록취소 또는 영업장 폐쇄를 명령하고 이행 여부를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가짜석유는 특수설비나 전문기술 없이도 손쉽게 제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가 제조·판매 행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석유관리원과 지속적으로 합동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 특히 석유제품 사용량이 많은 건설공사장에 가짜석유가 유통됐다는 점에서 공사장 곳곳의 건설장비 유류품질을 검사할 계획이다.
 
 박재용 단장은 “가짜석유 사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체 등 소비자에게 또다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자치구 등 관련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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